‘홀대론’에 민심 등돌리고 신당설까지… 새누리, 서울서 정당지지율 44%→33% 추락
최근 새누리당은 수도권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은 호남에서 각각 지지율 고전으로 애를 먹고 있다. 총선이 아직 9개월여 남은 만큼 당장 일희일비할 사안은 아니지만, 지지율이 이대로 고착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여야 모두 고민에 빠졌다.
새누리당은 정당 지지도에 있어 최근 40%대를 유지, 20%대로 주저앉은 새정치연합에 압도적 우위를 보여 왔다. 그러나 국회법 거부권 정국 속에서 유승민 의원이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는 사태까지 벌어지면서 특히 수도권 민심이반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의 조사 결과를 보면, 새누리당은 6월 넷째 주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40%를 기록해 새정치민주연합(25%)을 15%포인트 앞섰다. 당시 새누리당의 서울지역 지지율은 38%였다. 7월 첫째 주에도 새누리당은 새정치연합과 15%포인트 격차를 유지했고, 서울지역 지지율은 44%로 올랐다. 그러나 7월 둘째 주 서울지역 지지율은 33%로, 전주보다 무려 11%포인트나 빠졌다.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를 놓고 당청 간 갈등이 이어지다 결국 유 원내대표가 사임한 8일을 전후해 이뤄진 조사였다. 33% 지지율이란 지역별로 따졌을 때 야당의 텃밭인 광주/전라, 제주를 제외하면 가장 낮은 수치였다.
같은 기간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은 광주/전라에서 수직하강했다. 친노와 비노 간 계파 갈등이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호남지역을 기반으로 한 대안 신당론까지 떠오른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새정치연합의 호남/전라 지지율은 6월 넷째 주 38%에서, 7월 첫째 주 41%로 반짝 반등했으나 7월 둘째 주엔 29%로 추락했다. 지난 대선 등에선 호남지역에서의 새정치연합 지지율이 90%를 넘나들었지만, 이젠 30%대 지지선마저 붕괴돼 버린 셈이다. 연중 최저치로, 리서치앤리서치의 배종찬 본부장 표현대로 “지역 기반 또는 텃밭이라 할 수 없을 정도로 지지율이 하락한 상태”다.
특히 이 조사가 이뤄졌던 시점도 새정치연합 혁신위원회가 최고위원회제와 사무총장직제 폐지 등을 포함한 2차 혁신안을 발표한 8일 전후라는 점이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다음 날 호남 출신이 다수 포함된 전·현직 당직자 100여명이 집단 탈당을 선언하며 신당 창당 추진안을 밝혔듯 ‘홀대받고 있다’고 느끼는 호남 민심은 새정치연합의 혁신 제스처에 끄떡도 하지 않았다.
현재 특정지역에서의 지지율 고전은 여야 모두 마찬가지지만 텃밭이 등 돌린 야당이 훨씬 더 위기에 봉착해 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6일 이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여야는 지지율이 거의 두 배나 차이가 나는 데다, 새누리당의 수도권 지지율이 떨어졌다 해도 새정치연합보다 절대적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며 “총선이 다가오면 떨어졌던 지지율도 복구될 것”이라고 새누리당에 대해선 낙관했다. 반면 새정치연합을 두고는 “지금 떨어지는 호남 지지율이 아니라 분당 자체를 고민해야 할 상황이다. 분당은 당연히 일어난다. 다만 분당된 쪽이 ‘꼬마민주당’이 되느냐, 남은 쪽이 ‘꼬마열린우리당’이 되느냐의 차이일 것”이라면서 “수도권지역에서도 새정치연합 의원이 배지를 단 지역은 최소한 호남 인구가 30% 이상인데, 분당이 되고 새 정당이 생긴다면 새정치연합이 지금과 같은 지지율도 얻기 힘들다는 건 자명하다”고 단언했다.
이와 관련, 새정치연합 전담도당이 7월 10~12일 여론조사업체를 통해 전남 유권자 1만1000명을 대상으로 당 지지도를 묻는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에서도 새정치연합 지지율은 29.5%에 그친 데 반해 ‘야권 성향 새 정당’에 대한 지지율은 44.2%로 큰 차이가 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