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 노출의 법칙] 예술과 외설의 차이는 ‘스토리’

입력 2015-07-17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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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개봉한 영화 ‘에로틱 컴필레이션’은 다수의 실제 정사 장면으로 전 세계를 충격에 빠트린 작품이다. 이 영화는 여성 감독들이 참여했음에도 표현 수위가 너무 높고 적나라해서 국내에 소개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2월 개봉해 극장가 화제의 중심에 선 영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수위 높은 베드신으로 국내 박스오피스뿐만 아니라 미국 사회를 충격에 빠트렸다. 변태적 성행위 등 영화 속 적나라한 표현은 이내 외설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한국 정서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며 흥행에 실패했다.

이처럼 노출이 동반된 수위 높은 애정신을 담은 영화는 언제나 예술과 외설의 경계에 서 있다. 이 같은 작품들을 예술로 봐야 할지, 외설로 봐야 할지는 여전히 논쟁의 대상이다. ‘감각의 제국’(1976), ‘나인 송즈’(2004), ‘올 어바웃 안나’(2005), ‘님포매니악 볼륨2’(2013) 등 실제 정사신을 다뤄 논란을 일으킨 영화들은 모두 ‘예술이냐 외설이냐’의 주제로 다뤄졌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예술과 외설을 명확히 구분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지만 가장 객관적인 구분 지표로 스토리의 유무를 꼽았다. 김상호 영화평론가는 “스토리가 있는 것은 격한 성적 표현에 개연성을 부여한다. 불법 음란물처럼 어떤 행위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극에 등장하는 두 남녀가 사랑을 나누는 이유가 충분히 설명된다는 점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의미를 확대하면 성적인 표현이 사회적으로 순기능을 할 때도 외설의 범주에서 벗어난다고 볼 수 있다. 작품 속에 담긴 행위 그 자체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를 본 관객이 느끼는 점에 초점을 맞춘다. 이는 ‘관객이 있어야 영화도 있다’는 영화의 존재 이유와도 일맥상통한다.

‘에로틱 컴필레이션’의 수입 배급을 맡은 S&S 측은 “성적인 표현 수위가 상당히 높아 여성들의 심리를 탁월하게 표현해 여성들이 더 공감할 수 있다. 나아가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궁금해 하는 남성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여성의 성을 이해하는 영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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