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맞수] 영·호남 대표금융 넘어 전국구·글로벌로 힘찬 진격

입력 2015-08-05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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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 성세환, 몸집 불리기 광폭행보… JB 김한, 수도권 확장 가속화

영남과 호남을 대표하는 두 금융지주사 BNK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는 지난해 은행권 대형 인수합병(M&A)을 성공시키며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성세환 BNK금융지주 회장과 김한 JB금융지주 회장은 각각 경남은행과 광주은행 인수에 성공하며 지역 입지를 공고히 했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지역 기반 종합금융지주 도약의 신호탄으로 보고 예의 주시하고 있다.

우선 성 회장은 지방금융지주로서는 종합금융의 외형을 갖추고 전국구 지방은행 도약은 물론 해외 진출까지 욕심내는 모습이다. 두살 아래인 맞수 김 회장은 수도권 확장에 주력하면서 종합금융사 틀을 갖추기 위해 증권사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JB금융이 증권사를 인수하면 BNK에 못지않은 그룹 시너지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成, 종합금융지주 외형 구축… 지역민 아우르는 리더십 보여줘 = 성세환 BNK금융 회장은 부산은행 말단 행원에서 부산은행장과 금융지주회장까지 오르며 모든 직원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성 회장이 금융지주를 맡고 나서 BNK금융은 대대적인 외형 확장을 꾀했다. 특히 지역의 탄탄한 입지를 가진 경남은행을 인수함으로써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했다.

BNK금융은 경남은행 인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올 상반기에 319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 2009억원보다 59% 증가했다.

부산은행과 기존 계열사의 실적 향상과 지난해 계열사로 편입된 경남은행 실적이 반영된 결과다. 성 회장이 지휘한 부산은행은 204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지난해 1927억원 대비 6% 늘었다. 경남은행도 141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실현해 전년 동기 1259억원보다 12% 신장했다.

그룹 총자산은 지난해 말 대비 8.6% 증가한 101조3359억원을 기록해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했다.

성 회장의 진면목은 외형적 성적이 아니라 부산경남은행 간 화학적 결합을 이끌어내는 리더십을 통해 나타났다. 성 회장은 경남은행 인수에 따른 경남도와의 관계를 회복하는 데 온힘을 다했다. 경남은행의 경영권 보장은 물론, 도에 대한 지원도 꾸준히 진행했다. 최근 경남도가 내년 도금고 입찰에 경남은행을 참여시킬 가능성이 커졌는데 성 회장이 물심양면으로 지원한 데 따른 것이다.

성 회장은 지난달 운용자산이 3조원이 넘는 GS자산운용도 인수함으로써 자산운용 역량을 강화하고 계열사 간 균형 잡힌 성장을 도모할 수 있게 됐다.

성 회장은 안으로는 종합금융지주의 틀을 갖춤과 동시에 밖으로는 해외 진출을 꾀하고 있다.

BNK금융은 부산울산경남지역 기업들이 많이 진출해 있는 중국과 동남아 시장을 대상으로 부산은행과 BNK캐피탈이 상호 보완적인 형태로 진출하는 BNK만의 해외 진출 모델을 정립했다.

특히 최근 성 회장은 응웬 떤 베트남 총리를 접견해 베트남 진출을 직접 챙기는 열의를 보였다. 이에 따라 연내 호찌민 지점에 대한 설립 인가를 받을 전망이다.

안팎에서의 호평이 이어지지만 그는 아직도 목마르다. 성 회장은 취임 후 “성장기반 확충과 계열사 자체 경쟁력 확보, 소통과 섬김의 기업문화, 인재 육성, 사회적 책임 강화 등을 통해 2015년까지 국내 7위, 아시아 70위의 대한민국 대표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고 2020년까지는 국내 5위, 아시아 50위의 글로벌 초우량 그룹으로 도약하자”고 말했다.

◇金, 수도권 통해 은행 영업력 확장 시도… 솔직소탈함으로 직원 지지 얻어 = 김한 JB금융지주 회장은 경기고와 서울대를 졸업하며 엘리트코스를 밟은 수재다. 김 회장은 1972년 삼일회계법인에 입사한 후 제너럴모터스 팀장, 준인터내셔날(동부그룹 미국현지법인) 사장, 대신증권 이사, 유클릭 회장, 메리츠증권 공동대표이사, KB금융지주 사외이사 등 다양한 이력을 쌓아왔다.

김 회장은 1989년부터 1997년까지 대신증권 국제본부장, 인수본부장, 기획본부장 상무이사를 지낸 경험으로 JB금융지주의 탁월한 성장 전략을 주도했다. 특히 그는 전북은행장 시절 괄목할 만한 자산 성장을 이뤄냈다. 2009년 말 7조원에 불과한 전북은행의 자산은 김 회장이 2010년 행장으로 취임한 이후 14조원(2014년 3분기)으로 2배 성장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규모를 키워야 한다는 게 김 회장의 지론이다. 김 회장은 전북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인구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전북에서의 영업망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전북과 전남(광주)의 대표 은행이 합친 시너지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했다.

김 회장은 지방은행의 경기도 진출 제한 폐지에 가장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전북은행은 지방은행 최초로 지난 4월 경기도 수원지점을 개설했고 지난해 인수한 광주은행도 서울 삼성동 지점과 인천 부평 지점, 서울 청담지점 등을 잇달아 개점했다.

현재 광주은행은 수도권(인천 포함) 총 14개 점포, 전북은행은 20개 점포를 확보해 모두 34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김 회장은 광주은행 인수 이후 특유의 친화력과 솔직한 성품으로 지역민들의 마음을 움직이며 단기간에 경영을 안정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평소 소탈한 성품으로 형식보다는 이해와 소통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례를 깨고 취임 후 비서진을 축소하는 등 효율성을 강조하고, 불필요한 야근을 없애기 위해 전산으로만 보고결재하는 ‘페이퍼리스(Paperless) 시스템’을 도입해 직원들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김 회장은 해외 출장에서도 직접 안내와 통역을 맡을 정도로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다.

특히 묵묵히 지켜봐 주는 리더십은 직원들의 자발적인 근로 의욕을 고취시켰다. 김 회장은 직원들에게 열정을 강조하면서도 영업 목표를 할당하는 등 압박을 주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대신 칭찬, 격려를 통해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조성하자는 게 김 회장의 경영철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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