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증시, 이틀째 급락하며 1만8000선 붕괴…엔화ㆍ유로화 안전자산으로 부상
중국증시 혼란에 일본과 유럽도 고민에 빠져들었다. 중국발 쇼크로 주가가 연일 하락하고 통화 가치는 오르면서 경기회복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일본증시는 반발매수세 유입 등으로 이날 장중 끊임없이 반등을 시도했으나 결국 닛케이225지수가 4% 급락한 1만7806.70으로 1만8000선이 붕괴하며 이틀째 급락했다.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가 전날에 이어 이날도 7.64% 폭락하며 8개월 만에 3000선이 무너진 영향이다. 유럽증시도 전날 중국발 ‘블랙먼데이’ 회오리 속에 4~5%대의 급락세를 나타냈다.
일본과 유럽 지도자들을 더욱 긴장하게 하는 것은 통화의 움직임이라고 WSJ는 전했다. 미국 달러화당 일본 엔화 가치는 전날 뉴욕시장에서 장중 116.18엔으로 7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달러화 대비 유로화 가치도 같은 날 1.17달러선으로 뛰면서 지난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서 움직였다.
전문가들은 중국 불안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9월 기준금리 인상 관측이 후퇴하면서 유로화와 엔화에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고 풀이했다. 신흥국 통화와 달리 엔화와 유로화는 안전자산으로 부상하면서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특히 유로화는 불과 6주 전만 해도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 등으로 하락세를 보였으나 그리스 3차 구제금융이 확정된 지금 새 안전자산으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엔화와 유로화 강세로 수출경쟁력이 약화해 경기회복이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특히 유럽중앙은행(ECB)은 그동안 유로화 약세를 이용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인플레이션 수준을 끌어올리려 했기 때문에 최근 상황으로 가장 큰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고 WSJ는 전했다.
일본에서도 엔화 가치가 더욱 가파르게 오르면 추가 경기부양책을 실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예일대 명예교수이며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자문인 하마다 고이치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정부가 주가의 변화에 매번 반응할 필요는 없지만 이번 혼란으로 엔화 가치가 가파르게 오른다면 통화정책 실시를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은 이날 중국 정부의 정책 실패에 따른 글로벌 시장 혼란을 비판하면서 “엔화 가치가 거칠게 오르고 있다”고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