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불암은 늘 말한다. 먼저 간 ‘수사반장’의 동료들이 늘 그립다고. 그래도 김상순씨가 있어 큰 힘이 된다고.
25일 폐암으로 김상순이 숨을 거뒀다. ‘영웅시대’ ‘명성황후’ 등 드라마 촬영장에서 그리고 지난 2007년 ‘수사반장’팀이 SBS ‘옛날TV’ 출연할 때 김상순씨를 만난 적이 있다. 그리고 최불암이 마련한 자리에서 김상순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옆집 아저씨 인상처럼 실제로도 털털하고 격이 없이 사람을 편하게 대해주던 것이 생각난다. 최불암은 “김상순씨는 정말 동료 연기자들을 편하게 해줘요. 수더분하고 권위를 내세우지 않았지요”라고 말하고 고현정은 “제가 연기를 시작한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의 아버지로 출연했는데 자상하게 연기를 알려줬던 모습이 생각나요”라고 했다.
드라마 촬영장에서 그리고 사석에서 만났을 때 김상순은 “배기자, 연륜 있고 연기력이 뛰어난 장노년 연기자에 대한 기사를 많이 써줘요. 드라마와 영화가 대중의 사랑을 받기까지 장노년 연기자들의 헌신과 노력이 큰 역할을 했어요”라고 당부하곤 했다.
김상순은 지난 1954년 고등학생 신분으로 연극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1963년 KBS 공채 탤런트 3기로 연기자 생활을 시작해 1971년 시작해 1989년 끝난 드라마 ‘수사반장’에 최불암 조경환 등과 함께 형사로 출연해 시청자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다. 또한 농촌 드라마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1990)을 비롯해 질투’(1992), ‘제4공화국’(1995), ‘명성황후’(2001), ‘남자의 향기’(2003), ‘영웅시대’(2004), ‘신돈’(2005), ‘연개소문’(2007) 수많은 드라마에 출연하며 개성적인 연기를 선보여 시청자들에게 높은 인기를 끌었다.
‘수사반장’에서 함께 연기한 최불암은 “김상순씨는 연기와 생활이 구분이 안될 정도로 사실적인 연기에 뛰어났다”고 찬사를 자주 했다.
영원한 형사 연기자로 수많은 시청자의 가슴에 남은 김상순의 명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