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승 1무 8패. 역대 프레지던츠컵 인터내셔널팀의 성적표다. 유럽을 제외한 세계 연합팀으로 구성된 인터내셔널팀은 내달 6일(이하 한국시간)부터 인천 송도의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열리는 2015 프레지던츠컵 사상 두 번째 우승을 노린다.
전망은 비관적이다. 조던 스피스(22), 버바 왓슨(37), 지미 워커(36), 잭 존슨(39), 짐 퓨릭(45) 등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로 구성된 미국팀이 이번에도 인터내셔널팀을 압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최근 제이슨 데이(28ㆍ호주)의 활약은 그런 비관적인 전망을 무색하게 한다. 31일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오프 1차전 바클레이스에서 우승한 데이는 올 시즌 17개 대회에 출전해 우승 4회 포함 톱10에 9차례 들며 페덱스컵 랭킹 1위(4459포인트), 상금순위 2위(755만1205달러·약 91억6000만원)에 올라있다.
특히 데이는 공동 선두를 달리다 지병(부비강)으로 인한 현기증으로 공동 9위에 머문 US오픈 이후 5개 대회에서 3차례나 우승을 차지하는 등 최근 경기력만 본다면 세계 최강이다. 현재 2015 프레지던츠컵 인터내셔널팀 랭킹 1위다.
데이의 장기는 공격적인 플레이에 정확도까지 갖췄다는 점이다. 올해 1월 열린 현대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는 드라이브샷으로 409야드를 날려 올 시즌 PGA 투어 기록으로 남아 있다. 퍼트도 정교해서 올 시즌 3피트(91.44㎝) 이내 퍼트 성공률 100%를 기록 중이다.
그의 잠재력은 PGA 투어 데뷔 전부터 여러 차례 입증됐다. 지난 2007년 레전드 파이낸셜그룹 클래식에서 웹닷컴투어 최연소 우승(19세 7개월 26일)을 차지한 데이는 2010년 HP 바이런 넬슨 챔피언십에서 22세의 나이로 PGA 투어 첫 우승(호주선수 PGA 투어 최연소 우승)을 장식, 세계 남자 골프 차세대 주자로 급부상했다.
그러나 데이는 HP 바이런 넬슨 챔피언십 이후 지난해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액센추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전까지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특히 메이저 대회와 인연이 없었다. 매년 우승후보로 나섰던 US오픈에서는 연이은 불운으로 좌절을 맛봤다.
뒤늦게 찾아온 데이의 전성시대는 전 세계 골프팬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주고 있다. 아일랜드계 호주인 아버지와 필리핀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데이는 호주의 작은 도시인 퀸즈랜드주 보더서트라는 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아버지 알빈은 데이가 12살 때 위암으로 세상을 떠나 편모슬하의 이민자 가정에서 빈곤한 성장기를 보내야 했다.
역경이라는 어둠이 있었기에 그의 성공 스토리는 더 눈부시다. 올 시즌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이룬 데이가 페덱스컵 우승에도 한발짝 더 가다섰다. 그리고 올 시즌 그의 마지막 목표는 인터내셔널팀의 사상 두 번째 우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