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 바이오기업 상장 예정… 하반기 제약·바이오 투자 긍정적 영향
올해 상반기 바이오주의 급등에 따른 부담과 최근 차이나 쇼크에 따른 대외 리스크로 바이오주가 조정을 받았다. 하지만 한때 많이 올랐던 만큼 크게 하락한 제약·바이오주가 이제 내려갈 만큼 내려갔다는 분석이 제기되며 하반기에도 역시 주목받을 전망이다. 세계적인 기술력을 가진 바이오 기업들이 대거 IPO가 예정되어 있는 등 분위기가 점차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옥석 가리기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지적하고 있다.
◇성장 모멘텀 있는 기업 주가 탄력받을 전망 = 지난 상반기 바이오 관련주 주가가 급등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받은 리포트가 제약·바이오 관련으로 나타났다. 에프엔가이드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가장 많이 읽힌 리포트 10개 가운데 5개가 제약·바이오 관련 주제를 다룬 것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상당히 높은 상태다.
바이오주는 성장성이 검증되기 어렵지만 성장성에 의해 주가가 좌우된다. 대외 리스크에 따라 조정을 받을 경우도 있지만 바이오주가 상승하는 시기에는 업체의 호재가 발생하며 기업 가치가 상승하며 주가가 급등한다. SK증권 노경철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에는 바이오 및 제약 섹터가 무조건 상승하는 국면이었지만 하반기에는 성장 모멘텀이 있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며 “내년 초에 대규모 기술이전이 기대되는 기업들과 계약을 체결하거나 제품 허가 등 주요 성장 모멘텀이 있는 기업을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노 연구원에 따르면 바이오주는 밸류에이션, 실적의 문제와는 상관이 크게 없고 성장성이 주목 받는다는 분석이다. 그는 “바이오 기업들은 현재 뚜렷한 매출 없이 대부분 R&D로 비용을 소진하고 있다”며 “그렇지만 세계시장에서 통할 기술력이나 상품성 있는 품목이 출시되거나 기술이 이전되면 상황은 순식간에 역전되는 것을 주식시장도 알고 있다”고 판단했다.
바이오주의 성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측면에는 올해 말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바이오 기업들의 기업공개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유가증권 시장 및 코스닥 상장이 예상되는 바이오기업은 약 15개 정도이며 세계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진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들이 대부분이다. 세계 최초로 사전 암 진단키트를 개발한 에이티젠, 당뇨성망막증 치료제를 개발한 아이진, 항체항암제 업체 파맵신 등이 상장을 앞두고 있다.
유안타증권 김미현 연구원도 “다수의 기업들이 신약 해외 임상을 진행 중에 있고 일부 신약에 대해서는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한 특허임대나 생산허가가 예고돼 있다”며 “더불어 6월 이후 제약·바이오 업종에 기업 IPO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어 하반기 제약·바이오 섹터에 대한 투자 센티먼트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펀더멘탈에 근거한 투자 필요 = 제약·바이오주는 최근 급락세로 돌변, 7월 고점을 기록한 이후 2개월여 동안 20∼30%씩 지수가 빠지고 있다. 상반기 급등에 따른 숨고르기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우세하지만 바이오 업종의 경우 단기간 큰 변동성을 경험했기 때문에 센티멘털이 보다 우호적 환경이 되기까지 보수적으로 접근할 것을 권하고 있다.
바이오 업종은 한국 거시 경제 측면에서 글로벌 인구 고령화라는 트렌드를 고려할 때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이라는 것이 증권가의 평이다. 글로벌 바이오·헬스케어 섹터 투자심리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증시에서도, 시장 대비 바이오 업종의 강세 흐름이 뚜렷한 상태다. 하지만 그동안 밸류에이션 부담과 주가 상승을 주도했던 한미약품의 2분기 실적쇼크, 경기둔화 우려에 대한 시장 하락 등이 대외 리스크에 부딪히며 제약·바이오 업종의 주가가 고꾸라졌다.
미국의 바이오·헬스케어 섹터도 최근 하락세를 보이며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미국 바이오·헬스케어 섹터 주가흐름과 궤를 같이해왔던 한국 바이오 업종에게는 미국증시 섹터 주도권 변화 가능성은 커다란 부담이기 때문이다.
삼성증권 김용구 연구원은 “펀더멘탈 개선 속도보다 기대감에 따른 주가 상승 속도가 빠르다 보니 매크로 환경의 흔들림 속에서 충격이 커졌던 상황이다”며 “미국 금리인상 시점이 9월일지 10월일지 불확실성이 잔존하는 상태에서 여전히 섣부른 대응은 자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바이오 헬스케어에 선행해서 나타나는 게 미국 바이오 헬스케어 관련주들의 주가 변화인데 최근 들어 주춤하고 있고 글로벌 전반적으로 높은 밸류에이션 대비해서 성장이 더디게 나타나고 있다”며 “시장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접근한다면 철저히 수출 실적이 나오거나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즉, 돈을 벌고 있는 기업들로 국한해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