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이 농협중앙회 자회사 NH개발에 대규모로 일감을 몰아줘 국정감사에서 질타를 받았다. NH개발은 최근 농협 비리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선상에 올라 NH개발 전임 본부장과 협력업체 실소유주가 구속되기도 했다.
6일 서울 농협중앙회에서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안효대 의원(새누리당)은 “농협중앙회가 NH개발에 일감을 몰아주는 행태가 심각하다”고 비판했다.
안 의원이 농협중앙회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2010년부터 올해 9월까지 NH개발은 수주 물량의 70%, 수주 금액의 98.9%를 농협으로부터 받았다. 이 기간 수주 건수 4만5068건 중 0.7%에 불과한 77건만 입찰 계약을 했다.
농협중앙회가 본연의 사업과 관계없는 청소나 건물관리 용역 등도 수의계약으로 NH개발에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고 안 의원은 설명했다.
안 의원은 “이 정도면 농협중앙회가 의도적으로 일감을 몰아주는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대기업도 일감 몰아주기를 하면 질타를 받는데 농협이 이렇게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신정훈 의원(새정치민주연합)도 “지난 5년간 농협중앙회를 비롯한 단위조합 등이 NH개발에 몰아준 건설계약금액이 1조500억원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2010년부터 올해 8월까지 농협중앙회와 지주회사, 산하기관, 회원조합이 NH개발과 계약한 공사 건수는 이 기간 발주한 1억원 이상 공사 2707건 중 95%인 2563건이다. 농협 내부 규정에 따르면 계약을 체결할 경우 일반경쟁에 부쳐야 하지만 예외적으로 계약 목적, 성질, 규모 등을 고려해 수의계약을 허용한다.
신 의원은 “농협이 자체 계약 규정을 악용했다”며 “단서조항으로 규정한 수의계약을 악용해 공정거래법이 금지하는 일감 몰아주기를 주도적으로 해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은 “근래에 이러한 내용을 알게 됐는데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불합리한 규정이나 잘못된 부분은 과감하게 시정하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