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美 수출 경쟁력 향상 기대… 미래 위해 '제2 베트남' 아이티 진출에도 집중
한세실업이 최근 타결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수혜 날개를 달면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DM) 수출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전망이다. 특히, TPP 수혜의 중심에 있는 베트남에서 매출과 이익률 향상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제2의 베트남'으로 진출한 아이티 지역에도 집중하면서, 향후 수출 다변화 전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한세실업은 지난 8일 베트남 호치민에서 한세실업, 한세예스24홀딩스, 예스24 등 전 계열사의 합동 기업설명회(IR)를 열었다.
이용백 한세실업 대표이사 부회장은 이날 IR에서 “베트남은 한세의 주력생산지로, 최근 타결된 TPP를 통한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여기에 생산기지 다변화 전략을 추진해 오는 2018년에 매출 20억 달러, 2023년에 매출 30억 달러를 달성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세실업의 생산비중은 베트남이 약 60%로 해외 법인 중 가장 많다. 인도네시아, 중미 지역의 생산비중이 각각 20% 정도임을 감안하면 절대적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타결된 TPP는 베트남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무기가 될 예정이다. ODM 수출에 특화된 한세실업의 주요 바이어는 현재까지 미국에 집중돼 있어서다.
이영주 한세실업 차장은 “아직 발효가 되려면 시간이 꽤 걸리겠지만, 향후 TPP가 정상 발효된다면 관세가 철폐되거나, 절반 이상으로 줄어들게 돼 한세실업에게 유리할 것”이라며 “베트남에서 봉제 인프라와 수직계열화가 완성되고, TPP 발효까지 더해진다면 더 높은 이익률을 기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세실업은 지난해 11억7000만 달러의 수출을 기록했다. 올해는 13억 달러를 기록했고, 내년엔 14억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생산기반이 중국에서 벗어나 베트남과 같은 동남아, 중남미 등으로 확대되면서 경쟁력을 확보한 영향이 크다.
현재 한세실업은 베트남에 총 4개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2001년 첫 법인 설립 이후 한세 TN, 한세 TG 등 3개 봉제공장을 운영하고 있고, 2013년엔 염색공장인 C&T 비나 법인까지 늘렸다. 원단을 짜고, 직접 봉제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위해 편직물 공급을 위한 편직단지도 조성했다.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TPP 원산지 규정도 한세실업이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 사안이다. 아직까지 한세실업은 베트남 역내 원부자재 수급률이 50~55%대 밖에 되지 않는 상황인데, 이 비중을 더욱 늘려가겠다는 계획이다.
베트남에서의 TPP 수혜가 기대되는 상황이지만, 한세실업은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베트남에 몰린 생산 비중을 분산시키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성장성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에 한세실업은 최근 미국과 거래시 무관세 혜택이 있는 아이티에 진출해 현지의 최대 섬유단지와 MOU를 체결했다. 1차로 5000여명 규모의 공장을 설립해 내년 하반기부터 생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아이티를 '제2의 베트남'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다.
이 부회장은 “베트남에서 TPP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된데다, 최근 아이티에 생산기지 설립을 진행하는 것도 향후 한세의 생산기지 다변화 전략에 탄력을 부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이티는 분명 한세의 '제2의 창업', '도약의 전진기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1차로는 5000명 규모이지만, 향후 2만~3만명 규모까지 키우고 싶다"며 "한세실업이 그동안 중미, 베트남 등을 지나면서 큰 도약을 이뤘는데, 아이티가 '포스트 도약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세실업은 지난해 매출 1조3132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1조6176억원이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