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훈 총괄법인장 "자동화율 80%로, 효율성 85%까지 확대 계획"
"의류 생산공정 과정에서 군살을 빼 생산 효율성을 기존 60%대에서 85%대까지 높이는 것이 목표입니다. 현재 전체 공장의 40%만 가동하고 있지만, 조만간 바이어 수요가 확보되면 풀가동될 예정입니다."
한세실업 베트남ㆍ미얀마 지역총괄법인장 김석훈 전무의 베트남 제3생산법인(TG)에 대한 기대감이다. 최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타결된 가운데 한세실업의 베트남 법인의 중요도가 한층 높아지고 있는 탓이다. 베트남 제3생산법인은 현지에서 최대 규모의 봉제설비를 자랑할 정도로 한세실업의 주축 법인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지난 8일(현지시간) 방문한 제3생산법인은 베트남 호치민시에서 남서부 쪽으로 52km 떨어진 띠엔장지구 떤흥공단에 위치해 있다. 광활한 잔디밭과 잘 관리된 공장 환경로 인해 하나의 공원 같다는 인상을 줬다. 제3생산법인은 떤흥공단 내에서도 부지와 고용인원이 가장 많기로도 유명하다. 축구장 32개가 들어가는 37만9000m² 부지로 2012년부터 가동돼 현재 50개 라인에서 연간 1800만장 이상의 의류를 만들고 있다.
김 전무는 "베트남에서 니트와 우븐을 동시 생산하는 곳은 이 곳이 유일하다"며 "전체 11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고, 각 동마다 샘플, 커팅, 재단 등 특화된 공정을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1공장에서는 분홍색 복장을 입은 여성 근로자들이 경쾌한 음악 소리와 함께 작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제3생산법인에서는 각 공장별로 주력 생산하는 브랜드들이 있는데, 1공장에서는 H&M, MUJI 등에 납품되는 제품들이 주로 생산된다. 김 전무는 “공장들은 기본적으로 80%는 유사하지만, 나머지 20%는 레이아웃과 시스템을 바이어 특성에 맞게 운영하고 있다”며 “바이어들에게 어떤 물량이든 소화할 수 있다는 확신감과 신뢰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제1공장에는 봉제 작업 공간과 별도로 샘플실, 설비수리실 등이 구비돼 효율성을 높였고, 근로자 복장도 색상별로 달리해 업무를 구분했다. 작업 효율성은 물론, 직원들의 책임의식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 밖에도 공장내에 도입된 '워터 쿨링 시스템'을 통해 일하는 공간은 시원하게, 뜨거운 증기는 위로 보내는 환경 조성 측면도 인상 깊었다.
한세실업에 따르면 의류 생산공정은 크게 재단, 봉제, 아이론(ironㆍ다림질), 패킹(packingㆍ포장), 등 4단계로 구분된다. 1공장 옆에 있는 별도 재단공장에선 원단의 연단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 곳에선 사람보다 자동화된 설비가 눈에 띄였다. 고가의 자동연단기와 자동재단기가 근로자들의 손에 이끌려 쉴새없이 작업을 이어갔다. 재단을 마친 원단들은 이후 각 공장으로 배분돼 본격적인 봉제작업에 들어간다.
김 전무는 "현재 베트남 전 법인에 각각 5대, 30대 있는 자동연단기ㆍ재단기를 향후 전법인에 100개 이상 늘려가며 자동화를 확대해나갈 것"이라며 "현재까지 자동화율은 30% 남짓이지만, 내년에는 최대 80%까지 자동화율을 높여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세실업은 베트남 제3생산법인에 해외 바이어들을 위한 기숙사동도 마련해놓고 있다. 바이어들과 손쉽게 제품에 대한 소통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이곳엔 필리핀, 일본, 싱가포르 등 주요 바이어들의 기술고문 등 파견직원 약 70명이 거주하고 있다.
베트남 제3생산법인은 현지에서 가장 큰 봉제공장인 만큼, 향후 생산 효율성 확대에 초점을 모으고 있다. 김 전무는 "바이어들에 따라 '린(leanㆍ군살이 없는) 시스템' 구축을 확대하고 있다"며 "공정 과정에서의 군살을 빼 생산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기존 60%대인 효율성을 향후 85% 이상까지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세실업은 베트남에 제3생산법인을 비롯해 한세베트남(제1공장), 한세TN(제2공장), 2012년에 인수한 C&T VINA(염색)까지 총 4개 현지법인이 있다. 일하는 직원은 모두 2만여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