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사진)은 15일 서울 여의도 사옥 불스홀에서 열린 자본시장연구원의 정책세미나에서 축사를 맡고 국내 자산운용업계의 해외진출을 독려하며 이같이 말했다.
‘자산운용산업 국제화 방향과 과제’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세미나에서 황 회장은 “국민연금과 KIC(한국투자공사)의 해외투자 규모는 180조원 수준인데 발생하는 운용수수료만 7000억원에서 1억원으로 막대하지만 여기에 참여하는 국내 운용사들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국민연금보다는 아직 외국 운용사들보다 준비가 되지 않은 우리나라 운용업계의 현실 때문”이라며 “국내 회사들이 연습하고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금융산업이 경쟁력이 없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최근 우간다보다 못하다는 평가가 나왔는데 그것이 잘못됐다고 말해주기보다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주제발표는 △자산운용산업 국제화의 필요성과 방향 △해외투자 확대와 자산운용중심지 구축 △자산운용회사 해외수요 창출을 위한 과제와 전략 등 세부분으로 구성됐다.
김종민 자본연 연구위원은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해외 시장 진출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적극 추진해야 한다”며 “그 통로로 펀드패스포트와 그린필드 투자, 인수합병 등 다양한 가능성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유럽의 펀드상호인증제도(UCITS)이나 아시아펀드패스포트(ARFP) 등과 같은 국가간 펀드 교차판매 허용 제도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목표국가의 특성을 고려한 판매전략을 수립하고 투자효율성을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자본연은 ARFP를 통해 현행규모 대비 1~7%가량 해외수요를 창출할 수 있어도 투자효율성 개선노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는 펀드수요가 오히려 1~5%가량 감소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김 연구위원은 “개별 운용회사의 특성에 부합하는 해외진출 전략을 수립하고 이에 필요한 물적·인적자본 및 운용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필수적인 과제”라며 “개방형 판매채널 확대와 국경간 펀드판매 관련 법률 개정 등 정부의 정책지원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