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아시안 스윙 두 번째 대회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ㆍ약 22억8000만원) 우승컵 주인은 리디아 고(18ㆍ뉴질랜드)도 박성현(22ㆍ넵스)도 아닌 렉시 톰슨(미국)이었다.
렉시 톰슨은 18일 인천 영종도의 스카이72 골프장 오션코스(파72ㆍ6364야드)에서 열린 이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1개로 3언더파 69타를 쳐 최종 합계 15언더파 273타로 2위 박성현과 청야니(대만ㆍ14언더파 274타)를 한 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시즌 두 번째이자 통산 6번째 LPGA 투어 우승이다.
드라마틱한 역전 우승이었다. 전날까지 리디아 고(18ㆍ뉴질랜드), 박성현(22ㆍ넵스ㆍ이상 13언더파)에 한 타 뒤진 12언더파로 공동 3위에 머물렀던 톰슨은 최종 라운드에서 3타를 줄이며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모리야 주타누간(태국), 조윤지(24ㆍ하이원리조트)와 같은 조를 이뤄 1번홀(파4)에서 출발한 톰슨은 6번홀(파4)까지 파로 막으며 안정된 플레이를 이어갔다. 이때까지 톰슨을 주목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골프팬들의 관심사는 오로지 리디아 고와 박성현의 우승 경쟁이었다.
하지만 반전이 일어났다. 톰슨은 7번홀(파5)부터 3홀 연속 버디를 성공시키며 전반 라운드를 3언더파로 마쳤다. 이어진 후반 라운드에서는 11번홀(파4)에서 첫 보기를 범하며 흔들렸지만 15번홀(파4) 버디로 잃었던 스코어를 만회했고, 나머지 홀은 전부 파로 막으며 경쟁자들의 추격을 뿌리쳤다.
챔피언 조에서 플레이한 리디아 고와 박성현은 17번홀(파3)까지 톰슨에 2타 뒤져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이글을 성공해야만 연장전으로 끌고 갈 수 있었다. 두 선수는 세컨드 샷에서 각각 승부수를 띄웠지만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진기록도 나왔다. 양희영(26)은 후반 9홀을 전부 버디로 장식했다. 9홀 연속 버디다. 양희영은 이날 버디 11개, 보기 1개로 10언더파 62타를 쳐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로 공동 4위를 차지했다. LPGA 투어에서의 9홀 연속 버디는 지난 1999년 베스 다니엘(미국)이 필립스 인비테이셔널에서 기록한 것이 전부다.
3라운드까지 공동 선두를 지켰던 박성현은 버디 1개, 이글 1개, 보기 2개로 1언더파 71타를 쳐 최종 합계 14언더파 274타로 공동 2위를 차지했다. 함께 플레이를 펼친 리디아 고는 이븐파를 쳐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공동 4위에 만족했다.
조윤지(24ㆍ하이원리조트)는 1타를 잃어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최운정(25ㆍ볼빅), 이미향(22ㆍ볼빅)과 공동 9위를 마크했다. 국내파 선수 중 최고 성적이다.
올 시즌 LPGA 투어 신인왕 경쟁을 펼치고 있는 김세영(22ㆍ미래에셋)과 김효주(20ㆍ롯데)는 각각 공동 15위와 공동 25위를 차지했다. 김세영은 버디 6개, 보기 2개로 4언더파를 쳐 최종 합계 8언더파 280타로 경기를 마쳤다. 반면 김효주는 버디 3개, 보기 2개로 1언더파 71타를 쳐 최종 합계 6언더파 282타로 경기를 마쳤다.
세계랭킹 1위 박인비(27ㆍKB금융그룹)는 3타를 줄였지만 최종 합게 8언더파 280타로 김세영과 함께 공동 15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