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효성 백기사 유력…박 회장 경영권 확보 행보 '본격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박세창 금호산업 부사장이 보유중인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지분 전량 매각이 일부 성공에 그쳤다. 다만, 이번에 박삼구 회장 부자의 미매각 된 지분 전량을 전략적 투자자들이 인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전일 장 마감 이후 박삼구 부자는 금호타이어 보유 지분 8.1%와 금호산업 지분 9.9%에 대한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에 나섰다. 이날 종가(금호타이어 7300원, 금호산업 1만7400원) 기준으로 매각금액은 총 1530억원 규모다. 이번 블록딜 매각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 단독으로 맡았으며, 한 주당 할인율은 0%를 제시했다.
그러나 기관투자자 수요 예측 결과 금호타이어 지분 3.74%, 금호산업 지분 5.45% 등 총 761억원 규모 매각에만 그친 것.
블록딜 수요 예측에 참여한 기관 투자자는 “금호타이어와 금호산업의 블록딜 한 주당 매각 할인율이 0%였는데, 결국 전략적 투자자를 확보한 후 지분 매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매각 된 지분을 인수하는 재무적 투자자들로는 효성과 코오롱, 그리고 아시아나항공과 ‘을’ 관계에 위치한 정유사들이 손꼽힌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실제 효성과 코오롱은 타이어코드를 금호타이어에 납품하는 관계이기 때문에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입장”이라며 “이들이 전략적 투자자로 나설 경우 향후 금호산업과의 사업적 위치도 더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박 회장은 금호산업 인수 자금조달 계획 일환으로 금호산업, 금호타이어 보유 주식 매각을 결정했다.
이 중 금호타이어 지분은 채권단이 담보로 잡고 있던 것으로 박 회장은 채권단에 담보권 해제를 요청, 채권단은 지난 16일 주주협의회를 열어 이를 수용했다. 담보로 잡힌 박 회장의 금호타이어 지분을 금호산업 인수목적으로 설립할 SPC로 대체하는 방안을 받아들인 셈이다.
박 회장 부자는 금호타이어와 금호산업 지분 매각 대금을 활용해 SPC를 세울 계획이다. SPC는 금호산업 경영권(50%+1주)을 인수하는 주체가 되고, 박 회장 부자가 SPC를 소유하게 되면 박 회장 부자는 자연스럽게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다.
박 회장 부자는 금호타이어와 금호산업 매각 대금으로 자본금 4000억원 규모 SPC의 지분 30~40%가량을 취득한 뒤 SPC 나머지 지분은 전략적 투자자를 유치해 채울 계획으로 알려졌다. SPC는 NH투자증권으로부터 인수금융 3000억원가량을 끌어와 금호산업 인수대금 7228억원을 마련하는 구조다. 박 회장이 금호산업 경영권 지분(50%+1주)을 인수하기 위해 마련해야 할 돈은 7228억원으로 오는 12월30일까지 납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