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소타 트윈스 합류를 앞둔 박병호(29ㆍ넥센 히어로즈)는 메이저리그 1루수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미국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은 10일(한국시간) “미네소타 트윈스가 박병호와 독점교섭권을 얻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미네소타 트윈스는 박병호를 영입하기 위해 1285만 달러(약 148억원)를 써내며 포스팅 최고 입찰 구단이 됐다. 연봉 협상이 남았지만, 4년 계약 2000만 달러(약 231억원) 선에서 마무리 될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박병호 역시 MLB 진출에 관심이 높은 만큼, 적당한 연봉이 제시되면 계약서에 주저 없이 도장을 찍을 전망이다. 이에 미네소타에 합류할 경우 박병호의 적응 가능성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4년 한국프로야구(KBO)에서 타율 0.356, 40홈런을 기록한 강정호는 2015년 메이저리그에서 부상으로 시즌을 마무리하기 전까지 타율 0.287, 15홈런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보냈다. 강정호의 성공과 함께 박병호의 가치도 올라갔고, 그만큼 박병호에게 거는 기대치도 높아졌다.
박병호는 2015시즌 KBO에서 타율 0.343, 53홈런을 기록했다. 2년 연속 50홈런을 넘어서며 시즌 MVP 후보에도 올랐다. MLB 전문가들은 강정호의 사례를 참고해 “박병호가 50홈런은 불가능하지만 30홈런 이상은 기대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박병호를 지켜본 스카우터들은 그의 ‘파워’가 MLB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메이저리그에서 1루수에게 기대하는 것은 ‘결정적 한 방’이다. 타율과 수비도 중요하지만, 그 한 방이 1루수를 빛나게 한다. 미네소타 트윈스가 속한 아메리칸 리그 1루수의 한 방은 강력한 편이다. 전체 리그 통합 홈런 상위 10명에 포함된 1루수는 모두 아메리칸 리그 출신이다. 특히 크리스 데이비스(29ㆍ볼티모어 오리올스)는 홈런 47개로 통합 1위에 올라있다. 알버트 푸횰스(35ㆍLA 에인절스ㆍ40홈런), 에드윈 엔카나시온(32ㆍ토론토 블루제이스ㆍ39홈런)이 뒤를 이었다.
아메리칸리그 1루수 평균 홈런은 25.8개, 평균 타율은 0.274다. 미구엘 카브레라(32ㆍ디트로이트 타이거즈ㆍ타율0.338), 폴 골드슈미트(28ㆍ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ㆍ타율0.321), 프린스 필더(31ㆍ텍사스 레인저스ㆍ타율0.305) 등 타율 0.300을 넘는 타자는 드물다. 결국 박병호는 지난 시즌 강정호가 보여준 수준의 타율(0.287)과 전문가들의 예상 홈런(30개)을 달성한다면, 충분히 아메리칸리그 수준급 1루수와 어깨를 나란히 할 가능성이 크다.
또 미네소타가 박병호에게 투자한 금액을 살펴보면, 구단이 그에게 기대하는 성적을 추측해 볼 수 있다. 다수 전문가는 미네소타가 박병호 영입으로 총 3000만~3500만 달러를 사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포스팅 비용과 박병호의 총연봉을 합한 금액으로 4년 계약이라 가정하면, 박병호의 가치는 연 800만 달러 수준이 된다.
이미 계약이 확정된 선수 중 2016년 메이저리그에서 800만 달러에 근접한 연봉을 받는 선수는 카를로스 산타나(29ㆍ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에릭 호스머(26ㆍ캔자스시티 로얄즈ㆍ이상 825만 달러), 아담 린드(32ㆍ밀워키 브루어스), 제임스 로니(31ㆍ템파베이 레이스), 마이클 모스(33ㆍ피츠버그 파이어리츠ㆍ이상 800만 달러)다. 아메리칸리그에서 카를로스 산타나는 지난 시즌 타율 0.231, 19홈런을 기록했고, 에릭 호스머는 타율 0.297, 18홈런으로 시즌을 마쳤다. 제임스 로니는 104경기 동안 4홈런을 생산하는 데 그쳤다. 다만 575만 달러를 받게 될 폴 골드슈미트는 타율 0.321, 33홈런으로 맹활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