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올 한해 홈쇼핑 업계에서는 알뜰형 소비가 대세를 이뤘다. 메르스 사태, 주거비 증가 등으로 인한 유통가 매출 불황 속에 홈쇼핑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가격, 세트 구성 면에서 실속 있는 상품을 구매하는 경향을 보였다.
CJ오쇼핑이 1월 1일부터 지난 10일까지 히트 상품 상위 10개를 분석한 결과, 패션 부문의 압도적인 약진 속에 전년 보다 고가의 상품 대신 중저가 세트 상품의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TOP 10에 오른 상품 모두 5~15만 원 사이의 중저가 상품이었으며, 최고가는 14만8000원인 ‘에셀리아 린넨 수트 5종 세트’였다. 지난해 히트상품 TOP 10 중 최고가였던 ‘나탈리쉐즈 라마 코트’(29만 8000원) 보다 약 15만원 가량 낮은 가격이다.
히트상품 순위권에 오른 상품들의 평균 판매가가 감소한 것과 달리, 세트 구성품의 수는 증가했다. 또, 활용도가 높은 기본 티셔츠의 인기도 돋보였다. 불황이 장기화되자, 다양한 아이템과 매치하기 쉬운 옷을 구매해 여러 번 입으려는 고객이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구매력 있는 여성 소비자의 손길은 합리적인 소비 패턴의 놈코어 패션으로 향했다. GS샵에 따르면, 제이코닉은 티셔츠, 와이드팬츠 등을 3~6종 패키지로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해 올 한해 매출 2위를 기록했다.
현대홈쇼핑에서는 다양한 코디로 활용 가능한 심플한 디자인의 맥앤로건의 ‘기본 슬럽 티셔츠’가 가장 높은 판매율을 기록했다. 총 59만세트를 판매하며 2위를 차지한 에띠케이 또한 깔끔하면서 다양하게 연출 가능한 기본형 면티가 인기 아이템이었다.
롯데홈쇼핑의 경우, 지난해에 이어 아지오 스테파니가 50만 세트를 판매하며 1위를 수성했다. 아지오 스테파니는 깔끔한 디자인으로 다양한 아이템과 믹스매치 하기 쉬울 뿐 아니라 착용감도 편해 30~40대 여성들의 구매율이 높았다. 역시나 세련된 기본 스타일과 합리적 가격의 와이드 팬츠, 가디건이 올해의 히트상품 1위를 견인했다.
NS홈쇼핑은 1월 1일부터 지난 10일까지 총 주문 수량을 분석한 결과, 톱 10 모두 실속 상품이 차지했다고 밝혔다. 매출 1위를 차지한 오즈페토 슈즈는 백화점 상품에서 기대되는 높은 품질과 대형마트와 같은 저렴한 가격을 지닌 점이 인기 비결이다.
아울러, 가격 대비 최다 구성으로 선보인 ‘엘렌실라 달팽이크림’과 ‘참존 탑클레스 로열 세트’가 각각 2위와 3위에 이름을 올렸다.
CJ오쇼핑 신희권 편성팀장은 “장기적인 경기 불황으로 소비자들의 지갑 사정이 어려워진 것을 고려해 중저가 세트 상품을 다양하게 선보였던 것이 적중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