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오너 리스크’ 원천 차단… 그룹 재편 가속화하나

입력 2016-01-04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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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혼외자 사실을 고백해 파문을 일으킨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일 오전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SK그룹 신년하례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노진환 기자 myfixer@)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신년회에 참석하면서 ‘오너 리스크’ 확산을 원천 차단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불륜 사실과 혼외자의 존재를 스스로 공개한 지 1주일 만에 공식 석상 참석이라는 정공법을 택한 최태원 회장이 향후에도 그룹 재편에 속도를 더할지 이목이 쏠린다.

최 회장은 4일 오전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그룹 신년하례회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 정철길 에너지·화학위원장, 임형규 ICT위원장,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등 주요 계열사 CEO와 임직원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최 회장은 이날 취재진들이 혼외자 스캔들에 대한 생각을 듣고자 행사장 입구에 진을 치고 기다리자 별도의 통로로 입장했다. 부인인 노소영 관장과의 이혼과 그에 따른 재산분할 및 지배구조 변경 등 오너 리스크가 확산하자 부담스러운 시선에도 공식 행사에 참석을 결정했지만, 언론과의 접촉은 최소화함으로써 관련 이슈의 재생산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이 부득이하게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경영 차질에 대한 우려 외에도 후계 승계 구도 변화와 이로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CBS노컷뉴스는 재계 관계자의 말을 빌려 최 회장이 내연녀와의 사이에서 낳은 6살 난 아들을 그룹 후계자로 생각하고 이혼을 결심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재계와 지인들 사이에서는 최 회장이 내연녀 아들에 대해 “굉장히 똑똑하다”고 여러 차례 언급하며 매우 기특하게 여기고 있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퍼졌다는 것이다.

실제 최 회장은 신년회 참석 여부를 두고 전날 저녁까지 결정하지 않았을 정도로 고민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12월 29일 불륜 사실을 공개하고 나서 서린동 본사에 진을 친 취재진을 피해 회사로 출근하지 않고 모처에서 업무를 봐왔다.

다만 최 회장이 3년 만에 그룹 신년회에 참석하는 등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앞으로도 더욱 적극적인 경영 행보를 펴나갈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최 회장은 앞서 지난 1일 SK가의 차례에 노소영 관장과 나란히 참석하는 등 노 관장과도 공개적인 마찰을 빚지 않고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지내려고 모습을 보였으며, 당분간 양측의 소송전도 없을 것으로 전해진다.

또 최 회장은 2일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를 방문해 반도체 경영 현황을 논의하고 경쟁력 강화방안을 협의하는 등 이미 현장 경영을 시작했다. 이달 말에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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