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체 승화프리텍이 올해 첫 상장폐지 기업이란 불명예를 쓰게 됐다. 창립 10주년을 눈앞에 둔 가운데 떨어진 날벼락이다. 무슨 사연이 있었을까.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 12일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어 승화프리텍의 상장폐지를 최종 결정했다. 승화프리텍은 지난해 12월8일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 통보를 받았으나 같은달 18일 이의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6년 만의 코스닥 상장 폐지는 김정주 전 승화프리텍 대표의 횡령 혐의가 빌미를 제공했다.
2014년 거래소는 김 전 대표의 24억원 상당의 횡령 혐의를 남부지방검찰청을 통해 확인했고 승화프리텍을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를 대상으로 결정했다. 이에 회사는 경영개선계획서를 제출하는 동시에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승화프리텍은 회생절차 개시 후 인수합병(M&A)을 통해 살 길을 도모했으나 그 과정에서 감사보고서를 제때 제출하지 못해 또다시 상장폐지 위기를 맞기도 했다.
이후 한국거래소의 개선기간 중 승화프리텍은 이트론 등을 새 주인으로 맞아 회생절차를 종결하기도 했으나 끝내 상장폐지를 면치는 못했다.
상장폐지의 불안한 기운은 김 전 대표의 횡령사건 이전에도 이어져 왔다. 이 회사는 코스닥 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으로 서울 마리나 사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했지만, 서울시의 정책변경으로 마리나사업에 투자한 돈이 묶이면서 회사의 유동성이 흔들렸다. 여기에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도로포장 사업까지 침체돼 경영난으로 이어졌다.
2011년 승화명품건설, 2012년 에스에이치투, 2013년 승화프리텍으로 매년 사명을 변경했지만 이미지 쇄신에 실패했다.
회사 대표이사 역시 2011~2014년 3년간 4차례나 바뀌었고, 경영진들은 배임과 횡령으로 회사를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
거래소 관계자는 “회사의 영업지속성, 경영안정성, 경영투명성 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돼 상장폐지를 결정했다”며 “회사의 이의신청이 결과를 바꿀 만할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승화프리텍 투자자들은 주식 정리매매기간인 14일부터 22일까지 7영업일간 승화프리텍 주식을 정리해야 한다. 승화프리텍은 오는 25일 상장폐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