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코스닥 시장의 공매도가 증가하면서 우량 기업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코스닥 시장 공매도 거래 금액은 1118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8월 이후 사상 최고치다.
공매도란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주식을 빌려서 판 뒤에 싼값에 다시 사들여 갚는 투자 방법을 말한다. 공매도의 증가는 시장을 부정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투자자들이 많아졌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했다.
지난 달 만해도 주식거래 중 공매도 비중은 1%대로 안정세를 보였다. 그러나 연초 북한의 핵실험 성공, 중국 증시 급락, 유가 폭락 등으로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공매도 비중 역시 크게 늘어나는 모습이다.
문제는 이같은 공매도 증가에 코스닥 우량 기업들의 피해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카카오는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30% 이상 성장하며 눈에 띄는 실적성장세를 기록했지만, 공매도 세력으로 인한 주가 폭락으로 몸살을 앓았다.
카카오의 공매도 수량은 지난 해 장중 최고점 15만9500원을 찍은 2월부터 급속히 늘기 시작했으며 지난 5월 4일과 6일 이틀간 10만 주 이상의 공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이에 다음 날 7일 주가는 9만9000원으로 내려앉았다. 카카오의 현재 주가는 공매도 세력이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한 시점 대비 40% 이상 하락했다.
산업 및 게임용 모니터 생산업체 토비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토비스는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26.8% 늘은 6095억원, 영업이익은 206% 증가한 553억을 기록했다. 이같은 호실적에 지난해 2월 6일 토비스의 주가는 2만400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토비스 주가는 이내 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본격 개입하기 시작한 공매도 세력 때문이다. 지난 8월 17일부터 전일 대비 150배가 넘는 공매도 물량이 쏟아지기 시작한 것. 이후 3일간 이어진 공매도 물량 공세에 주가는 7100원까지 내려앉았다. 현재 토비스 주가(28일 종가 기준)는 7600원으로 지난 해 최고점 대비 60% 이상 하락했다.
자제품 릴레이 제조 업체 텍셀네트컴 역시 지난 2014년 매출 2031억 원, 영업이익 238억 원으로 각각 전년대비 197%, 248%씩 증가했으나 공매도 물량에 밀리며 약세를 보였다. 지난해 5월 2696원으로 52주 최고가 갱신한 텍셀네트컴의 주가는 지난 달 15일 1485원까지 내려앉았다. 당시 9만528주의 공매도가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전문가들은 당분간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공매도 역시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며 증시에 보수적으로 대응, 종목별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반면 일부 전문가는 낙폭 과대 종목군과 공매도 종목군이 단기적으로 유리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았다. 정재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낙폭 과대 종목군은 과도한 주가 하락에 따른 자율 반등을 기대할 수 있고 공매도 종목군은 숏커버(매도 포지션 청산)로 인한 수급 개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다만 낙폭 과대나 숏커버로 인한 반등세가 1개월 이상 지속되기는 어려우므로 단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