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007’ 시리즈에서 주인공 제임스 본드가 애용해온 영국 고급차 애스턴마틴이 첫 전기자동차를 중국 자금을 끌어와 선보이게 됐다.
애스턴마틴은 중국 가전기업 LeEco와 손잡고 전기차를 개발해 2018년 첫선을 보일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앤디 팔머 애스턴마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합작 사업을 시작할 것이다. 이것은 애스턴마틴의 전기차를 예상보다 빨리 출시하는 데에 일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사의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에는 미국 전기차 벤처인 파라데이퓨처도 비공식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LeEco가 파라데이의 주요 자금줄이기 때문이다. LeEco는 애스턴마틴에 자금을 대는 동안에는 파라데이와는 협력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3사가 협력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스턴마틴은 작년 10월 ‘라피드S’의 전기차 버전 콘셉트카 ‘라피드E’를 발표했다. 이 차는 영국 게이돈공장에서 조립된다.
애스턴마틴과 손잡은 LeEco는 중국에 본사를 둔 가전 기업으로 스마트폰에서 미국 넷플릭스와 비슷한 동영상 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애스턴마틴은 이미 라피드S용 차량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에서 LeEco와 제휴하고 있으며, 양사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제로(0)로 하는 기술도 공동 개발하고 있다.
LeEco의 창업자인 자웨팅은 종종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모터스의 엘론 머스크 CEO에 비유된다. 부호 기업가로 다수의 전기차 벤처 사업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파라데이 외에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전기차 메이커인 아티에바에도 투자하고 있다. 최근 노스 라스베이거스에서 공장 건설에 착수한 파라데이는 자사 최초의 전기차를 만들 계획을 세우고, 포드자동차와 테슬라 등에서 엔지니어를 영입했다.
지난 2014년 가을 애스턴마틴으로 이적한 팔머 CEO는 일본 닛산자동차에서 전기차 프로젝트에 참여했었다. 닛산의 베스트 셀러 전기차인 ‘리프’도 그의 손길이 녹아있다.
애스턴마틴은 100여년 전통의 고급차 업체이지만 2007년 포드에서 매각된 이후 개발비 마련에 고심해왔다. 그러다가 벤처 투자에 열심인 자웨팅을 만나 자금 숨통이 트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