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프리미엄이 관건
현대증권 매각가를 두고 벌써부터 공방이 치열해지고 있다. 현대증권 매각 주체인 현대그룹은 우선매수청구권까지 포기한 만큼 매각가가 더 높아져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시장 반응은 아직까지 미온적이다.
25일 투자은행(IB) 및 인수ㆍ합병(M&A) 업계에 따르면 현대그룹 측은 현대증권 매각가를 6500억원 이상으로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증권 매각 대상 지분인 22.56%의 시가총액은 3395억원(2월 24일 종가 기준)이다. 따라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100%(6790억원) 가까이 얹어야 6500억원 이상의 매각가가 나온다.
현대 측 논리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2013년 매각 당시 참여자는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고려해야 하는 사모펀드(PEF) 두 곳이었으나 현재는 금융지주 두 곳이라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당시 현대증권이 영업 적자를 기록한 것과 달리 2년 연속 영업이익을 내는 점도 2013년 매각 체결 금액인 6000억원대를 웃돌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번에 우선매수청구권이 사실상 무효화됐다는 게 가장 큰 차별점으로 꼽힌다. 마지막 남은 대형 증권사라는 점, 현대증권을 인수할 경우 현대자산운용과 저축은행이 함께 따라오는 점도 매각가를 높이는 요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시장의 시각은 상당히 다르다.
대우증권 매각 당시 산은 지분은 시가총액으로 1조5500억원 수준이었다.
최종 매각가가 2조4000억원으로 정해진다면 50%가 조금 넘는 프리미엄을 지불한 셈이다. 그런데 업계 2위 현대증권에 100%에 가까운 프리미엄을 제시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KDB산업은행은 이에 앞서 현대그룹에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하고 주당 9000원대에 매각하라고 제시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약 4800억원에 팔라는 제안이었다. 그러나 현대그룹은 이를 거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