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후 개최되는 평창 동계올림픽대회의 성공적인 진행을 위해 기상청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기온 변동성 리스크를 줄이고 시합에 필요한 충분한 눈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기상청은 25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스포츠파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평창 동계올림픽 준비현황을 밝혔다.
제23회 평창동계올림픽대회는 오는 2018년 2월 9일부터 25일까지 17일간 진행된다. 83여개국이 참가할 예정이며 참가인원은 선수단 및 임원, IOC패밀리 등을 포함해 총 5만여명에 달한다. 7개의 경기와 15개 종목, 102개 세부종목의 시합이 펼쳐진다.
기상청은 개최국가로서 시합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개최 이전부터 평창동계올림픽 준비에 돌입했다. 동계올림픽은 날씨 상황에 따라 시합의 중단 및 변경이 결정되는 만큼 정밀한 날씨예측은 필수사항이기 때문이다.
임장호 기상청 기상기후팀장은 “동계올림픽은 날씨 올림픽이라고 봐도 무관하다”며 “기상정보가 경기의 진행 및 승패에 매우 밀접하다”고 언급했다.
실제 지난 2009년 2월 캐나다에서 개최된 월드컵 스키대회에서는 기상악화 예보에도 불구하고 경기를 진행, 48명의 출전자 중 40명이 경기를 마친 상태에서 경기를 중단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기상청 측은 평창동계올림픽 경기장 5곳에 총 △통합기상관측센서 25곳 △자동기상관측장비 10곳 △적설감시 CCTV 10곳 △도로교통 기상관측장비 3곳을 설치했다. 지난해에는 기상예보관 34명을 평창 현지 동계훈련에 참여시키고 예보관 9명은 미국 COMET(기상교육훈련 전문기관) 현지훈련 교육을 받기도 했다. 경기장내 위치별로 기상상태가 다르게 나타나는 만큼 경기장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예보가이던스를 개발했다.
단, 문제는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점차 높아지고 기온 변동폭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평창은 과거 30년간 2월 평균기온은 영하 5.5℃로 2월 한 달간 평균 25일이 눈으로 덮여있는 지역이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올림픽이 개최되는 기간인 2월9일부터 25일까지의 기온이 1974년 이후로 지속적으로 올라가고 있다.
임 팀장은 “어떤 해에는 150cm가 넘는 적설량을 기록했지만 어떤 해에는 거의 눈이 오지 않았던 해도 있었다”며 “해마다 변동폭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6일부터 21일까지 강원도 보광 휘닉스파크에서 열렸던 ‘2016년 FIS프리스타일 스키·스노우보드 월드컵’ 역시 전주에 갑작스럽게 비가 내린 후 영하10℃의 한파가 몰아치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가장 우려가 되는 부분은 충분한 눈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올림픽 조직위원회에서 권고하고 있는, 경기기간 동안 필요한 눈의 수량은 총 210만㎥에 달한다. 하지만 기온 증가 등의 이유로 눈이 오지 않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할 경우 90만㎥의 눈이 부족하게 될 것으로 기상청 측은 예측하고 있다. 즉 대회기간 동안 90만㎥의 눈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현재 조직위원회는 정선 알파인 경기장 슬로프와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내 슬로프를 활용해 눈을 저장하겠다는 방침이다.
기상청 역시 충분한 제설을 확보하기 위해 인공적으로 눈(비)의 양을 증가시키는 기상조절 실험을 올해부터 기존 3회에서 10회로 늘렸다. 인공증설을 할 경우 평균 증설량은 100㎢에 1㎝ 규모 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최근의 기후변화 상황을 보면 2018년도 평창동계올림픽 진행에 리스크가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며 “하지만 인공증설을 비롯해 특화예측시스템, 영동고속도로예보 등 일기예보 서비스를 위한 기술개발 등을 통해 빈틈없이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