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급 여성 비율 2% 불과…금감원 5.8%보다 낮아
한국은행의 ‘유리천장’이 여전히 두꺼운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은에 따르면 상위직에 해당하는 1~3급 직원 607명 가운데 여성은 12명(2%)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금융감독원이 같은 기준으로 775명 중에 45명(5.8%)의 여성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보다 현저하게 적은 수치다.
직위로 살펴봤을 때 한은 내 책임급 여성 실무자는 찾아보기 힘들다. 임원 경우 지난 2013년 부총재보로 선임된 서영경 부총재보가 한은 설립 이후 여성 최초로 임원 자리에 올랐다. 1급에 해당하는 국장에는 여성이 없다. 2급을 달고 실장이나 부장을 맡은 여성 인력은 단 2명이다. 3급으로 팀장 업무를 보는 여성 인력 역시 5명에 불과하다. 서 부총재보의 임기는 오는 7월까지다.
한은 내 여성 상위직 인력이 전무한 데는 과거 입사자 가운데 여성 비율이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 20년 전인 1996년에 입행했던 20여명의 직원 가운데 당시 여자 신입직원 3명 모두 퇴사한 사례를 봤을 때도 한은 내 여성 인력은 충분치 않았다.
이에 한은은 여성 인력 확대를 위해 2003년 이후로 여성 직원 채용을 대폭 늘리고 있다. 이 시기에 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하는 여성이 늘면서 입사자 가운데 여성 비율이 높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2000년 입사자 39명 가운데 여성은 2명(5.1%)에 불과했지만, 올해의 경우 69명 중 29명(42%)으로 그 비율이 8배 이상 높아졌다. 이는 올해 금감원 신입직원 70명 가운데 여직원 비율이 38.6%였던 것 보다 높은 수치다.
한은 관계자는 “현재 4급과 5급의 여성비율은 각각 27.2%, 43.5% 수준”이라며 “2003년에 입사한 여직원들이 현재 과장급인 만큼 이 직원들이 계속 승진한다면 결국엔 상위직 내 여성 비율이 남자직원들과 동등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직원이 임신 16주 전에 유산 또는 사산하는 경우 7~10일 휴가를 허가하는 등 복지도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