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자동차’ 대표주자인 스스로 달리는 자율주행차의 핵심은 자동차와 정보기술(IT)간 융합이다. 글로벌 스마트카 개발 경쟁에서 승기를 잡기 위한 필수 요건으로 자동차ㆍ소프트웨어(SW)ㆍ통신 등 산업간 협업이 꼽히는 이유다.
정부도 오는 2020년까지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목표로 민관이 힘을 모아 업종간 협업체계를 구축, 핵심기술 개발과 관련 제도 정비, 인프라 확충에 가속폐달을 밟는다.
9일 정부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12월 현대자동차ㆍLG전자ㆍ삼성전기ㆍKTㆍ네이버ㆍ한화첨단소재 등 대기업과 SW업체 오비고 등 중소기업이 참여하는 ‘자동차융합 얼라이언스(협의체)’라는 이름의 미래형차 어벤저스 군단을 꾸렸다. 처음엔 6개 기업에서 시작했지만 현재는 50여개로 그 규모를 늘렸다.
현재 이곳에서 각 기업들은 머리를 맞대고 자율주행차 진출을 위한 기초작업에 한창이다. 자율주행차는 운전자 개입없이 주변 환경과 상황을 ‘인식’ 및 ‘판단’한 뒤 차량을 ‘제어’해 최종 목적지까지 가는 자동차를 뜻한다.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것이어서 수많은 첨단장비가 장착되기 때문에 자동차 기업뿐만 아니라 자동차ㆍITㆍSWㆍ통신ㆍ소재 등 다양한 업종의 업체들이 자신의 전문성을 발휘해 힘을 합쳐야 한다.
하지만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은 정보기술(IT) 등 타산업과 융합으로 급속히 바뀌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차와 IT 산업을 보유하고도 업종간 협업 부족으로 스마트카 경쟁력이 독일ㆍ미국ㆍ일본 등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산업부가 민간기업간 융합을 촉진하겠다며 직접 협의체를 발족시킨 것도 이 때문이다.
자동차융합얼라이언스에서 삼성전자, LG전자 등 전자 분야 대표 기업과 반도체, IT, 소프트웨어 분야 기업들은 자율주행에 필요한 능동 안전, 운전 편의, 정보 융합 관련 협력 방안을 조율한다. 또 STK, KT, LG U+ 등 통신 3사와 네이버, 오비고 등 ITㆍSW 기업들은 자동차와 통신기술을 연동한 클라우드, 커넥티비티 등 서비스와 관련된 협의를 주로 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자율주행차는 상용화까지 기술확보와 도로주행을 위한 빅데이터 구축, 표준화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면서 “수요에 기반한 비즈니스모델을 구축해야 하는 만큼 지금은 업계가 힘을 모아 시장을 만들어나가야 하는 단계이며 앞으로도 정부와 기업, 전문가가 함께 검토하고 준비해 나가야 할 부분이 많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와 같은 민간 협업 생태계 조성과 업종간 통합조정을 적극 뒷받침하는 한편, 2020년까지 국내에서 제한된 수준의 자율주행이 가능하도록 상용화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산업부, 미래창조과학부, 국토교통부 등은 지난해 자율주행차 상용화 지원방안을 내놓으며 10대 핵심부품과 5대 서비스 국산화 추진, 시험운행이 가능한 실증·시범특구 지정, 임시운행허가 요건 마련, 시범도로 테스트베드 구축, 차량간 또는 차량-인프라간 통신 전용주파수 확보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올해만 자율주행을 위한 스마트카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R&D) 예산 270억원을 쏟아붓는다. 연내 도로를 감지하는 카메라와 센서를 개발하고, 내년부터는 대구 자율주행 시험장에 차선이탈을 방지하는 기능 등을 추가하기로 했다.
특히 국토부가 최근 경부고속도로 등 국내 6개 실도로 구간에서 본격적으로 시험운행할 수 있도록 첫 허가를 내주면서 국내 업체들의 자율주행차 개발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