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전자 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이번 바둑대결에서 얻은 광고 효과만 수십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세돌 9단을 공식 후원하는 LG전자는 인간과 인공지능이 맞붙는 세기의 대결에 전세계 이목이 집중되기에 대국 생중계에 ‘G5’ 광고를 노출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했다.
대국 생중계 화면 위에 노출되는 G5와 ‘LG 프렌즈’ 가상광고를 통해 ‘스마트폰의 즐거운 변신’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또 LG전자는 대국 생중계 바로 앞 뒤에 G5소개 광고영상을 30초씩 노출해 주목도를 높였다. 이번 대국은 바둑TV, 네이버, 공중파 등 국내 채널은 물론 유튜브를 통해 전세계에 생중계된다.
여기에 이세돌 9단은 이번 바둑 대결에 G5 로고가 새겨진 의상과 ‘LG G 워치 어베인 세컨드 에디션’ 스마트 워치를 착용하고 출전했다. LG전자는 이 9단의 셔츠 오른쪽 소매에 G5로고를 노출했다. 특히 이 9단이 3국까지 알파고에 패하며 별다른 효과를 얻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으나 4국에서 첫 승리을 거두면서 홍보효과를 본 것이다.
TV를 통해 승리 영상이 계속 반복되며 G5 브랜드와 스마트 워치가 지속적으로 노출,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세돌 시계’에 대한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마지막 5국에 대한 관심도 커지며 승부와 상관없이 구글과 함께 엄청난 홍보효과를 누렸다는 것이 업계의 추산이다.
그동안 LG전자의 마케팅에 대한 평가는 다소 부정적이었다. 훌륭한 제품을 출시해도 마케팅력이 따라오지 못한다는 평이었다. 하지만 최근 LG전자가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며 이같은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 출시를 앞둔 G5도 제품 기획단계에서부터 마케팅팀과 함께 협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이 9단 관련 마케팅도 준비된 마케팅이라는 평을 듣는 이유다.
LG는 1996년부터 세계바둑선수권대회인 ‘LG배 세계기왕전’을 후원해왔다. LG와 바둑의 오랜 인연이 인공지능과 대결을 펼치는 이세돌 9단 후원까지 이어진 셈이다. 올해 20회째인 ‘LG배 세계기왕전’에서 이 9단은 우승 2회, 준우승 2회를 차지한 바 있다. 이러한 인연과 G5를 위해 준비된 마케팅팀의 발빠른 행보가 시너지를 내 홍보 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광고업계관계자는 “보통 마케팅 효과 밸류 계산 시 노출된 프로그램 15초 광고단가로 환산해서 분량을 곱하기 때문에 8시 뉴스 15초 광고가 1000만원 안팎이다”며 “LG의 이번 광고효과는 수십억원 대이지만 신문 보도 및 브랜드 노출효과 등을 모두 고려하면 마케팅 효과는 백억 이상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