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언제부턴가 어머니들이 몸매 관리를 위해 모유 수유를 거부, 억지로 젖을 말리면서 우리 사회의 정신건강이 크게 나빠졌다. 이기심이 팽배해졌고,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늘었다. 여성의 유방암 발병률 또한 높아졌다. 모유 수유가 아이의 정서 안정과 신체 발육에 도움이 되고, 여성의 유방암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것은 의과대학 전공서적에도 실려 있다. 사회가 건강하고 밝아지려면 어머니들이 따뜻한 젖으로 아이를 키워야 할 것이다.
매년 핑크리본(Pink Ribbon·유방암 인식의 국제 상징) 사랑 마라톤 대회에 참가해 유방 건강에 대한 정보를 얻고 있다. 여성의 소중한 유방 건강을 생각하는 핑크빛 축제로, 개인적으로도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다. 전문의들은 건강칼럼을 통해 “샤워할 때마다 손에 비누를 묻힌 후 일정한 방향으로 유방을 훑어 몽우리가 만져진다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검진을 받아야 한다”며 자가검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런데 ‘유방 몽우리’는 도대체 뭘까? 시(詩)적 표현이라면 모를까, 실제로 가슴에 몽우리가 있는 여성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
몽우리는 아직 피지 않은 어린 꽃망울을 의미한다. 림프샘이나 몸 안의 조직에 병적으로 생기는 둥글둥글한 덩이는 멍울이다. 추측하건대, ‘유방 몽우리’라고 말한 전문의들은 충북이나 경북 출신일 것이다. 멍울의 이 지방 사투리가 몽우리이기 때문이다. 또 몽우리를 ‘몽오리’, 꽃망울을 ‘꽃멍울’로 말하는 이들도 있는데, 둘 다 바른말이 아니다. 몽우리와 멍울만이 표준어이다.
그렇다면 몽우리는 아직 피지 않은 ‘꽃봉오리’일까, ‘꽃봉우리’일까? 장래가 기대되는 희망찬 젊은 세대를 비유해 이르기도 하는 이 말은 꽃봉오리가 맞다. 꽃봉오리는 줄여서 봉오리라고도 한다. 봉우리는 산꼭대기의 가장 높이 솟은 부분으로, 산봉우리를 말한다. 꽃에 대한 표현은 봉오리, 몽우리라는 것만 기억하면 크게 헷갈릴 일이 없다.
금실이 좋은 경우 남편이 유방암을 발견한다고 한다(지나친 상상은 하지 마시길!). 초기 유방암을 찾아내는 또 한 명의 명의(名醫)는 바로 목욕관리사다. 유방암 환자의 절반 가까이가 목욕탕에서 때를 밀다 종양이 발견돼 전문의를 찾는단다. ‘목욕탕의 명의’들은 오랜 경험으로 모양, 촉감 등으로 유방의 건강 여부를 알아내는 자가진단법을 터득한 것이다. 그 ‘명의들’도 대부분 몽우리와 멍울의 차이는 잘 모르는 것 같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