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실’을 투자부문별로 통합… 총선 및 기금본부 독립 이슈 때문에 시기는 부담
업계에서는 지난 2월 취임한 강 CIO가 다음달 1일 기금운용본부의 조직 개편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금까지 국민연금 CIO는 취임 이후 주로 3개월 내에 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해왔다.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이번 조직 개편은 해외와 국내로 나눠져 있던 각 투자 부문을 통합하는 것이 골자다. 대체투자실과 해외대체실을 통합한 뒤 부동산, 인프라, 사모펀드(PEF) 등 자산별로 팀을 세분화한다. 주식운용실과 해외증권실의 통합도 검토되고 있다.
기금운용본부가 이 같은 조직개편을 검토하는 것은 운용 자산 규모가 커지면서 국내외보다는 각 투자 부문별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기금운용본부의 지난 1월 말 기준 적립금 규모는 512조원으로 2014년의 470조원에 비해 8.9% 늘었다. 대체 투자 부문 비중도 늘면서 국내와 해외를 나누기보다는 각 자산별로 나눠서 관리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부본부장 직급도 신설될 것으로 알려졌다. 기금운용본부 적립금 규모가 커지면서 CIO 한 명에 쏠리는 업무를 분담하기 위해서다. 증권, 주식, 대체 등 각 상위 투자 부문별로 해당 직급의 신설이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국민연금은 부인하고 있지만 강 CIO는 정권 실세와의 친분 때문에 최종 낙점된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그가 총선 결과를 지켜본 뒤 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할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보건복지부 장관 출신인 문형표 국민연금 이사장도 총선이 끝난 뒤의 정부 의견을 듣고 싶을 것”이라며 이같은 분석에 힘을 실었다.
국민연금이 총선 결과에 민감한 데는 기금운용본부의 독립 문제와 무관치 않다. 문 이사장은 기금운용본부를 독립시킨 뒤 복지부 산하에 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산 운용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 수장들이 기금운용본부의 독립 가능성 여부를 정치권에 타진한 뒤 조직 개편 여부를 결정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기금운용본부가 독립하려면 국민연금 관련법이 국회에서 개정돼야 한다.
이달 초 기금운용본부에서 일부 인사가 단행됐다는 이유에서 총선 이전에 조직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강 CIO는 취임 이후 주식운용실장을 리스크관리센터 팀장으로, 주식운용실 내 팀장을 팀원으로 이동시켰다.
국민연금 내부 관계자는 “다음달 1일이 아니어도 다음달 중에 조직개편이 이뤄질 것이란게 현재 조직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