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베트남을 해외 핵심 생산 거점으로 삼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전자 계열사들도 이에 발맞춰 현지에 공장을 짓고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인건비 등을 줄여 생산효율성을 높일 뿐 아니라 삼성전자 현지 물량의 빠른 대응이 가능해 실적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30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베트남에 하노이 인근 박닌성(2011년 완공)과 타이응우옌성(2013년)에 휴대전화 공장 2곳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수도 하노이에 3억 달러(약 3500억원)를 투자해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R&D 센터를 건립한다. R&D 센터가 설립되면 삼성전자는 휴대전화 연구에서 생산까지 베트남 현지에서 가능한 체제를 갖추게 된다.
이에 앞서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등 계열사들도 베트남에 법인을 세우고 공장을 짓기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2014년 베트남 법인을 설립한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박닝성의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 생산시설 투자 규모를 10억달러(1조2000억원)에서 30억달러(3조5000억원)로 늘리기로 하고 베트남 정부의 승인을 받았다. 공장 가동은 지난해 3월부터 시작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제출한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 법인의 2014년 매출은 4조127억원에서 2015년 5조1004억원으로 약 27% 상승했다. 공장 가동 초기의 실적이어서 물량이 늘어나는 올해 매출이 더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다.
회사 관계자는 “후공정 패널 조립을 베트남 공장에서 진행하고 있고 초기보다 물량이 늘어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인건비가 중국보다 싼 베트남으로 이전하고 있는 추세로 동반 진출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편광 필름사업에서 2017년까지 매출 1조원 달성 목표를 제시한 삼성SDI도 베트남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우시 공장 가동에 이어 제 3공장으로 베트남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베트남 공장에서 양산되는 편광필름은 인근에 위치한 삼성디스플레이를 포함해 글로벌 디스플레이 업체들에 공급돼 LCD용 외 OLED 등으로 수익기반을 확대할 수 있다.
삼성전기도 올해 카메라모듈, 주기판(HDI)을 생산하는 베트남 공장이 오는 2분기부터 완전 가동하면서 매출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제조 원가가 한국이나 중국에 비해 월등히 싸기 때문에 원가 경쟁력뿐 아니라 현지 대응력도 높아져 기존 공장과 함께 매출 증가가 가능하다는 것이 회사측의 전망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는 베트남 법인을 통해 삼성전자의 중저가 스마트폰에 적극 대응하고 중화권의 신규 거래선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하반기를 시작으로 전체 매출과 수익성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