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먼저다] 빅데이터·AI·자율주행차 신기술 투자 새 먹거리 만든다

입력 2016-04-1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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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자율주행차 2030년 상용화… LG전자·SKT 등 6곳 AI 연구소 설립… 삼성·한화 등 로봇 개발 한창

대한민국을 세계 11위 경제대국으로 성장시켰던 원동력은 우리의 기업에서 나왔다. 최근 몇 년간 글로벌 경기 침체로 미래가 불투명한 속에서도 우리의 기업들은 결코 주저앉지 않고 있다. 다시 뛰기 위한 부활의 날갯짓을 하면서 신성장 동력이 되는 미래 먹거리를 찾아나서고, 이에 대한 과감한 투자도 감행하고 있다.

반도체, 자동차 등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들이 우리나라 경제성장을 이끌었다면 향후 100년을 이끌어갈 신기술들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미래 경제를 이끌어 갈 첨단 기술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자율주행자동차, 로봇 등을 꼽는다. 물론 걸음마 단계지만 일찌감치 신먹거리에 대한 연구개발과 투자를 시작한 일부 기업들과 이를 이끄는 CEO들도 있다.

◇수십년간 모아진 데이터의 대변신 ‘빅데이터’ = 최근 몇 년간 신기술 중 가장 화두가 된 단어를 꼽는다면 단연 ‘빅데이터(Big Data)’일 것이다. 사실상 기업이든 정부기관이든 수십년간 모아온 데이터는 방대하지만 이를 어떻게 활용하고 또다른 사업 가치로 재탄생시켜야 하는지를 몰랐을 뿐이다. 빅데이터 시대가 도래하면서 방대하고 복잡한 데이터의 ‘양’에 ‘질’을 덧붙이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공감하게 된 것이다.

다행히 우리나라 빅데이터 시장은 시대 흐름에 맞게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빅데이터 시장은 2013년 1643억원에서 2015년에는 2623억원으로 2년 만에 무려 60%의 성장률을 보였다. 다만 여전히 기업들의 빅데이터 활용도가 크게 높지 않아 시장 규모는 아직 미미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실제로 2014년 대한상공회의소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 중 빅데이터를 활용하지 않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81.6%에 달했다.

다행인 것은 2~3년 전부터 대기업을 중심으로 실제적인 빅데이터 활용 사례가 나타나며 시장 확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또 최근 들어서는 정부와 기업들이 민관협의회를 만들어 함께 빅데이터의 본격 확산에 나서고 있다. 민관협의회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텔레콤, 하이닉스, LG화학, 한미약품, 네이버, 아모레퍼시픽, SM엔터테인먼트, CJ E&M 등 기업과 컨설팅·금융·언론·학계·의료 분야 대표 33인으로 구성됐다.

◇미래의 소통열쇠 인공지능과 가상현실 = “인공지능과 가상현실을 통해 사람들이 소통하도록 하겠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가 지난 12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포트 메이슨 센터에서 개막한 연례 개발자 회의에서 한 말이다. 저커버그는 인공지능과 가상현실이 향후 10년 동안 최우선 목표라는 말도 덧붙였다. 인공지능과 가상현실을 전 세계 IT 지도를 대표하는 첨단 기술이자 향후 세계를 이끌어갈 신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것이 저커버그의 의지다.

2002년 제작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는 배우 톰 크루즈가 허공에서 손을 움직여 다양한 정보를 처리하는 장면이 나온다. 현재 가상현실 기술은 헤드셋이나 카드보드 등의 기기를 이용해 관련 게임을 즐기는 것으로 한정돼 있지만, 미래에는 영화의 장면이 현실이 될 것이다. 가상현실 장치를 통해 가상 휴가를 보낼 날이 머지않은 것이다.

인공지능 역시 최근 이세돌과의 대국에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알파고 덕분에 전 세계가 주목하는 미래 첨단기술이 됐다. 현재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은 IT기기에 탑재된 애플 시리, 구글 나우 같은 음성인식 서비스를 들 수 있다. 머지않아 이 서비스들을 통해 인간과 대등한 입장에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날이 올 것이다.

선진국에 비해 인공지능 기술이 뒤처진 우리나라는 이 같은 중요성을 인지, 대기업들과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인공지능 연구를 본격화하기로 했다. 민관이 연구 역량과 데이터를 결집할 수 있는 기업형 연구소 형태의 지능정보기술 연구소를 설립키로 한 것이다.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KT, 네이버, 현대자동차 등 6개 기업이 연구소 설립에 참여하기로 했다.

◇운전자도 택시기사도 사라질 미래차량 = 자율주행차량 역시 영화 ‘마이러리티 리포트’에서 잘 묘사됐다. 톰 크루즈가 추격자를 따돌리느라 운전에 신경쓸 수 없게 되자, 자동차가 스스로 도로를 질주한다.

자율주행차는 운전자 없이 스스로 보행자, 다른 차량들을 피하면서 목적지까지 갈 수 있는 자동차를 말한다. 자율주행차량이 현실화된 미래에는 운전자가 필요없는 무인택시를 지금보다 훨씬 더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 가능할 것이다. 또 안전거리 유지가 필요없어 교통 흐름도 한결 좋아질 것이며 택시 이외의 자동차 관련 사업들도 모두 무인 택시에 가까운 형태로 바뀌게 될 것이다. 수십 년 전 애니메니션 ‘꼬마 자동차 붕붕’이 현실화되는 셈이다.

자동차 시장조사 업체 IHS는 자율주행차의 전 세계 연간 판매량이 2035년에는 118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향후 자율주행차 시장을 놓고 업체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에 현대기아차는 자율주행차 상용화에 속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해 11월 국내 자동차 업체 최초로 미국 네바다 주에서 고속도로 자율주행 면허를 획득했다. 현대기아차는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개발을 통해 2020년까지 고도 자율주행을, 2030년까진 완전 자율주행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전장사업부서를 운영하고 있는 삼성전자, LG전자 역시 이 같은 흐름에 맞춰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인공지능의 완성체 로봇 = 로봇은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된 최상위 결과물이다. 인공지능과 로봇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수십년 뒤에는 우리의 삶에도 변화가 올 것이다. 농촌에서는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스마트팜에서 로봇이 소의 젖을 짜고, 레시피만 입력하면 로봇이 음식을 만들어내는 일상이 전개될 전망이다. 청소하는 가정용 로봇 도우미도 충분히 상상 가능한 일이다.

국내 대기업들도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로봇 개발에 한창이다. 삼성전자는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이 로봇개발 사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한화그룹은 한화테크윈을 통해 무인로봇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지난해 로봇사업부를 독립부서로 신설한 현대중공업은 보행재활로봇 임상시험에 돌입하는 등 의료용 로봇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에 발맞춰 산업은행은 최근 지능형 로봇 등 미래 성장동력산업에 한도 제한 없이 여신을 지원하기로 했다. 스마트바이오, 융복합소재 등도 한도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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