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문건유출' 사건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7년형을 받은 박관천 경정이 2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됐다.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 비서관이자 20대 국회의원 당선자는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받았다. 조 전 비서관은 앞서 최후 진술에서 "김기춘 실장의 지시였다"고 말한 바 있다.
서울고법 형사4부(최재형 부장판사)는 29일 "박관천 경정이 공무상 기밀, 즉 정윤회 문건을 누설한 데 대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뇌물 수수 혐의는 공소시효가 지나 면소한다"고 밝혔다.
함께 기소된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20대 국회의원 당선인)은 1심처럼 무죄를 받았다.
앞서 검찰은 1심처럼 조 전 비서관에게 징역 2년, 박 경정에게 징역 10년형을 구형했다.
박 경정과 조 전 비서관은 2013년 6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정윤회씨의 국정개입 의혹을 담은 문서 등 청와대 내부 문건 17건을 박근혜 대통령의 친동생 박지만(57) EG 회장 측에 수시로 건넨 혐의(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등으로 기소됐다.
9개월에 걸친 1심 재판 결과 문건 17건 중 유출 행위가 공무상 비밀 누설로 인정된 건 '정윤회 문건' 단 1건이었다. 그나마도 박 경정의 단독 범행으로 판단됐다.
1심은 이들에게 적용된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고 조 전 비서관은 무죄를 받았다. 이 판단은 2심에서도 유지됐다.
박 경정은 청와대 문건유출 사건과 별도로 유흥업소 업주로부터 골드바를 받은 혐의가 더해져 1심에서 중형을 받았다. 하지만 2심은 그가 골드바를 받은 사실이 공소시효 7년보다 더 이전의 일이라 처벌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조 전 비서관은 지난 20일 피고측 최후 진술에서 "정윤회 문건의 내용을 조사한 건 김기춘 당시 비서실장의 지시였다"며 "청와대 내부에서 일한 것을 기소해 참담하다"고 말했던 바 있다.
박 경정도 1심에서 인정된 비밀누설죄에 무죄를 내려달라며 "골드바를 받은 것은 반성하지만, 유흥업소 업주가 탈세혐의 조사 압박을 받던 상황에서 골드바 공여 진술을 한 것이라 다소 왜곡된 측면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