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에 고개숙인 사프달 옥시 대표 "독립기구 구성해 포괄적 피해…100억 기금 잘 협의"

입력 2016-05-02 11:37수정 2016-05-02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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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 급물살ㆍ불매 운동 확산에 결국 '무늬만' 사과 비판 여론 거세

▲아타 울라시다 사프달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 관련 사과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의 최대 가해업체인 옥시레킷벤키저가 사건 발생 5년만에 처음으로 이번 사태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문제의 살균제(제품명: 옥시싹싹 뉴가습기 당번)를 내놓은지는 15년 만이다.

아타 울라시드 사프달 옥시 대표는 2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습기 살균제로 폐 손상을 입으신 모든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머리를 숙여 가슴 깊이 사과를 드린다"며 "신속히 적합한 대책을 내놓지 못한데 대해 전적으로 책임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의 피해조사) 1등급과 2등급 판정을 받은 피해자 가운데 저희 제품을 사용한 분들을 대상으로 포괄적인 보상안을 마련하고자 한다"며 "인도적 기금은 가습게 살균제 사건으로 인해 고통받으신 다른 분들을 위해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피해자가 공정하고 조속한 보상받을 수 있는 명확한 체계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며 조사와 보상을 위해 "독립적인 패널(기구)를 7월까지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옥시는 옥시 제품을 포함해 여러 제품을 함께 사용했던 피해자에게도 공정한 보상을 하겠다며 타 제조ㆍ판매사가 함께 조사ㆍ보상 절차를 진행해줄 것을 촉구했다.

인도적 기금 관련해서는 잘 사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점을 밝혔다. 사프달 대표는 "2014년에 출연한 50억원의 인도적 기금 외에 지난 20일에 발표한 바와 같이 추가로 출연할 계획인 50억원 등 모두 100억원의 기금이 잘 쓰여지도록 피해자 분들과 함께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식적인 사과와 피해 보상 계획은 최근 공식입장 자료를 통해 사과와 50억원의 기금을 더 내놓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진정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자 후속 조치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옥시 제품의 불매 운동이 거세지고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됐다는 점도 옥시가 5년만에 사과에 나선 배경이 됐다.

옥시는 2013년 쉐커 라파카 당시 대표가 국정감사에 출석해 이번 사건에 대한 사과의 뜻과 50억원 규모의 피해자 지원기금 조성 계획을 밝혔지만 공식 사과를 하거나 보상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이후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자 지난달 21일에 1100자 분량의 입장자료를 내고 사과와 지원기금 추가 조성안을 발표했다.

옥시는 1996년 출시한 가습기 살균제를 리뉴얼해 2001년부터 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PHMG) 성분이 든 살균제를 판매해왔다.

가습기를 자주 청소하지 않을 경우 세균이 번식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당시 살균제는 큰 인기를 끌었고, 이후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역시 자체브랜드(PB) 제품을 통해 살균제 시장에 뛰어들었다.

정부의 1ㆍ2차 가습기 살균제 피해 현황 조사에 따르면 살균제로 인한 피해가 거의 확실(1단계)하거나 가능성이 높은(2단계) 피해자는 모두 221명이다. 조사 대상이었던 530명 가운데 옥시 제품을 쓴 사용자는(타 제품과 함께 쓴 사용자 포함) 404명(80.3%)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폐 손상 유발 물질이 포함됐다고 결론 내린 제품은 옥시의 '옥시싹싹 뉴가습기 당번', 롯데마트의 '와이즐렉 가습기살균제', 홈플러스 '홈플러스 가습기청정제', 버터플라이이펙트 '세퓨 가습기 살균제' 등 4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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