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신기자 초청해놓고 입장불허…중국 “국제사회 호소 귀기울여라”촉구

입력 2016-05-06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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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기자 초청해놓고 대회장 출입 제한…중국 대표단 안 보낸 듯

▲북한이 6일 제7차 노동당대회를 개최한 가운데 초청받은 외신 기자들이 당대회가 열리는 4.25문화회관에 들어가지 못하고 길 하나를 두고 문화회관 전경만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북한이 36년 만에 제7차 노동당 대회를 개최하며 외신 기자들을 초청했지만 정작 당대회가 열리는 회의장 출입은 제한하고 있다고 6일 주요 외신이 일제히 보도했다.

일본과 서방 언론매체들에 따르면 이날부터 나흘간 일정으로 진행되는 제7차 당 대회 소식을 알리기 위해 북측은 약 120명의 외신기자를 초청했지만 당 대회가 열리는 평양 4.25문화회관에는 접근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다만 4·25문화회관 근처까지 안내해 길 하나를 사이에 둔 채 약 200m 거리에서 대회장 외관만을 촬영하게 했다. 대회장 내부에 물론 건물에 접근하는 것도 허용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외신들은 북한 인사를 인용해 “대회가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하면서도 정작 회의 내용이나 진행 상황 등은 보도하지 못한 채 당대회 준비로 바쁜 분위기, 평양 도시 분위기 등을 소개했다. 영국 BBC의 스티븐 에번스 기자는 “취재진 4명에게 각자 1명씩 검은 옷의 감시원이 배치됐고, 화장실 안까지 따라붙고 있다”면서 “우리가 찍은 영상 일부를 삭제하라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말했다. AP통신은 4·25문화회관 바깥에서 한 시간이 넘도록 외부 스케치만 허용한 끝에 북한 당국이 외신기자들을 묵고 있던 호텔로 돌려보냈다고 보도했다. 이에 교도통신은 “약 120명의 보도진은 농락당했다”며 “(북한 측은) 오후에는 당대회와 직접 관계가 없는 전선(電線) 공장 취재를 설정했다”고 소개했다.

내부상황이 공개되지 않는 상황에서 외신들은 북한 지도자 김정은의 당 대회에 관심을 쏟고 있다. 김정은 제1국방위원장의 아버지 김정일도 개최하지 않았던 당 대회가 36년 만에 개최한다는 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직접 연설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013년에 국가 정책으로 채택된 경제 재건과 핵개발에 동시에 진행하는 병진노선을 재차 강조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북한이 이미 핵보유국이 됐다고 주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측했다.

북측은 2012년 4월 은하 3호 로켓을 발사할 당시에도 외신기자들을 초청하고도 로켓 발사 현장을 보여주지 않았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 역시 당 대회 행사장을 생방송 하는 대신 기록 영상으로 오전 영상을 채웠다. 당 대회 내부 상황은 이르면 7일께나 북한이 편집한 영상으로만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980년에 열렸던 6차 당 대회와 달리 이번에는 외국 인사 참석 소식인 전해지지 않고 있다. 다만 일본을 포함해 세계 약 10개국 120명의 외신 기자들을 초청했다.

이와 관련해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대표단을 북한에 파견했느냐”는 질문에 “제공할 정보가 없다”고 대답했다. 훙 대변인은 이어“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현재 국가발전에서 하나의 중요한 단계에 있다”며 “우리는 또한 조선이 능히 국제사회의 호소에 귀를 기울이며 함께 동아시아의 평화안정을 실현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중국 관영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북한의 제6차 당 대회에는 초청받은 118개 국가에서 177개 대표단이 참석했지만 이번에는 북한이 중국을 포함해 그 어떤 국가 대표단에도 초청장을 보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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