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브누아 드 라 당스' 조직위원회는 17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올해 최고 남성 무용수 부문 수상자로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의 수석 무용수인 김기민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김기민은 지난해 말 파리 오페라 발레단에서 공연한 '라 바야데르'의 용맹한 전사 '솔로르' 역으로 쟁쟁한 발레리노들을 제치고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인 남자 무용수 중 김현웅, 이동훈 등이 이 부문 후보에 오른 적은 있지만 실제 수상으로 이어진 것은 김기민이 처음이다. 한국인으로는 발레리나 강수진이 1999년, 김주원이 2006년 각각 최고 여성 무용수상을 받은 바 있다.
어릴 때부터 '발레 신동'으로 불린 김기민은 중학교를 졸업하고 영재로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에 입학한 뒤 각종 '최초' 기록을 달았다.
2009년 모스크바콩쿠르 주니어 부문에서 금상 없는 은상, 2010년 미국 IBC(잭슨콩쿠르) 주니어 남자 부문 은상, 바르나콩쿠르 주니어 부문 금상, 2012년 러시아 페름 아라베스크 국제발레콩쿠르 최우수상,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 콩쿠르 대상 등 각종 국제 대회를 석권했다.
국내에서는 2009년 12월 국립발레단의 '백조의 호수' 공연에서 10대로는 처음으로 주역 지크프리트 왕자 역을 맡아 국내 직업 발레단 역사상 최연소 주역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2011년에는 세계 최정상급의 마린스키 발레단에 동양인 남자 무용수로는 처음으로 입단해 2012년 솔리스트, 지난해에는 수석 무용수로 승급했다.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을 비롯해 세계 최정상급 발레단에서 강수진, 강효정 등이 수석발레리나로 있었거나 활약 중이지만 한국 출신 수석발레리노는 김기민이 최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