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 씨(여, 38)는 최근 종아리 통증이 심해져 고민이다. 김 씨는 낮에 활동할 때는 통증이 전혀 느껴지지 않다가 밤만 되면 다리에 벌레가 기어가는 듯한 불쾌한 느낌에 숙면을 취하지 못한다. 다리가 불편하니 수면 도중에도 끊임없이 몸을 뒤척여 깊은 잠에 들지 못하는 날이 다반사다.
김 씨의 경우처럼 다리에 벌레가 기어 다니는 느낌이 들거나 해당 부위가 욱신거리고 옥죄어 오는 느낌이 들 경우 하지불안증후군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휴식을 취하거나 잠들기 전과 같이 다리가 움직이지 않을 때 증상이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불안증후군에 고통받는 환자는 국내 인구의 7~8%비율을 차지할 정도로 그 수가 적지 않다.
하지불안증후군의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으나, 신체 운동을 통제하는 신경세포인 도파민 전달체계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유전적 요인과도 관련이 있으며 임신이나 당뇨, 알코올 중독, 무리한 다이어트, 철분 부족 등의 이차적 원인에 의해 나타나기도 한다. 치료를 위해 먼저 유전성인지 특정 질병에 의한 이차성인지 감별해, 진단 결과에 따라 철분 보충이나 도파민 등의 약물치료를 실시해야 한다.
그러나 환자 대부분이 정확한 병명도 모른 채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시기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질환이 만성화 되거나 중증이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분당서울대학교 수면센터 교수팀은 평균 4년의 추적 관찰에서 증상이 중증이거나 환자의 나이가 많을수록 증상이 만성화될 위험이 높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특히 진단 시 연령이 1년 증가할 때마다 질환이 호전될 가능성은 2.6% 감소한다고 했다.
따라서 하지불안증후군 증상이 의심될 경우 조속히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억제검사,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증상의 심한 정도 및 동반되는 수면질환을 감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수면질환임을 기억하고 전문 수면클리닉 센터를 찾아야 한다. 약물치료가 가장 일반적인 치료법이긴 하나, 약물에 내성이 생겼거나 증상이 심해져 양을 늘려도 증상 조절이 어려운 경우 증상에 맞는 복합약물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또 철분 부족이 원인인 경우에는 철분주사를 통해 철분을 충분히 공급하는 것이 좋다.
코슬립수면의원 신홍범 원장은 “하지불안증후군은 다리뿐만 아니라 팔, 어깨, 몸통, 허벅지 등 다양한 신체 부위에 나타나며, 증상이 지속될 경우 수면방해로 인한 기억력 저하, 주의력 결핍, 우울증 등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환자 증상의 심한 정도 및 철분 상태를 기반으로 맞춤 치료를 받아야 하며, 증상이 심하지 않을 경우에는 족욕이나 마사지, 가벼운 운동 등의 비약물적 치료만으로도 회복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