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기준에 적합판정을 받을 만큼의 소량 음주에도 운전 시에는 시야각이 좁아지고 대처 능력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교통안전공단은 실제 술을 마신 상태(혈중 알콜농도 0.03~0.05%)의 자동차 운행안전성을 평가한 결과 장애물 회피, 차선유지 등 위급상황 대처능력이 현저히 저하됐다고 26일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 음주운전 단속 기준은 혈중 알코올농도 0.05%로 1962년에 만들어져 55년간 유지되고 있다.
공단에 따르면 음주운전 운행안전성 평가 결과 시속 60km로 주행 중 전방에 적색 신호등 점등 시 운전자 반응시간이 느려지고 제동페달을 밟는 힘이 부족해지면서 제동거리가 평상시보다 평균 10m 증가했다. 곡선주행 시에는 반응시간이 느려지고 핸들조작 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빈번한 차선이탈 현상이 발생했다.
운전정밀적성검사를 실시한 결과 음주운전을 하면 위험을 판단하고 대처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동체시력이 저하돼 사고위험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 13개 검사항목 중 8개 항목에서 판정등급이 떨어졌다. 행동안정성과 정신적 민첩성, 동체시력의 경우 3단계 이하로 내려갔다. 운전정밀적성검사는 교통사고 경향성과 관계되는 개인의 성격 및 심리적 행동 특징을 과학적으로 측정하는 것이다.
2014년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 치사율(사고 100건당 사망자수)은 2.46으로 전체 교통사고(음주운전 제외)로 인한 치사율 2.09에 비해 18%p 높았다. 음주운전사고 발생 시에는 사망의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교통사고 22만3552건 중 음주 관련 사고는 2만4043건(10.7%)이다.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4762명 중 음주운전 관련 사망자는 592명(12.4%)이다.
오영태 공단 이사장은 “술을 마신 상태로 운전을 하면 주의력과 판단력, 운동능력 등의 저하로 다양한 사고를 유발하게 된다. 자신은 물론 타인의 안전까지 위협하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도 음주운전 단속기준을 강화하는 분위기인 만큼, 위험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절대로 음주운전을 하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