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S] [창간 CEO설문⓵]한국 의약품산업 아직 갈길 멀다

입력 2016-06-15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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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의 절반 수준 그쳐..R&D 통해 경쟁력 키워야

국내 의약품산업이 아직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 크게 뒤처져 있으며 그 격차를 좁히는 데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글로벌 신약 탄생에 대한 기대감으로 바이오제약업체에 자본과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에서 현장에서 산업을 이끄는 최고경영자(CEO)들이 스스로에 내린 냉정한 평가다. 이들은 장밋빛 환상에 젖어들기보다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연구개발(R&D)에 매진해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국내 최초 바이오제약 전문매체인 '바이오스펙테이터'는 15일 창간을 기념해 국내 주요 바이오제약기업 CEO를 대상으로 한국 의약품산업 도약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조사에는 셀트리온 한미약품을 비롯해 국내 25개 바이오제약 CEO들이 참여했다.

◇국내 의약품산업 선진국의 40~60% 수준에 불과

CEO들은 국내 의약품산업이 아직 선진국과 큰 격차가 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유럽(EU) 등과 비교해 40~60% 수준에 그친다는 응답이 절반가량(47.4%)에 달했다. 60~80%에 달한다는 인식도 28%에 달했지만 0~20%에 그친다는 혹평(12%)도 적지 않았다.

글로벌 다국적제약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경쟁력 확보에 대한 시기를 묻는 질문에는 6~10년이 걸릴 것이라는 응답이 52%로 압도적이었다. 11~15년이 걸릴 것이라는 답변이 28%로 뒤를 이어 단기간에 경쟁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청한 한 CEO는 "국내 제약산업은 일부 회사들의 성과로 인해 부풀려진 감이 없지 않다"면서 "제약산업의 규모나 투자, 규제 등을 고려하면 글로벌 역량에 한참 뒤떨어진다"라고 말했다.

CEO들은 이어 글로벌 경쟁력에 가장 근접한 분야로는 바이오시밀러(68.4%)를 지목했다. 글로벌 시장을 연 셀트리온을 시작으로 크고 작은 국내 바이오제약기업들이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나선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는 유럽 시장에 이어 하반기 미국 시장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바이오신약(17.4%), 합성신약(11.4%) 등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유망한 분야를 묻는 질문에는 바이오신약(45%)를 꼽는 응답이 바이오시밀러(23%)를 압도했다. 국내 기업들이 바이오시밀러로 바이오의약품 시장에 존재감을 드러낸 것은 사실이지만 궁극적으로는 바이오신약으로 가야한다고 CEO들은 강조했다.

◇"3~5년내 바이오제약회사간 대형 M&A 가능"

그렇다면 국내 의약품산업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무엇일까. 바이오제약 CEO들은 우수한 전문인력(67.9%)과 의료기관 등 인프라(25%)를 경쟁력의 원천으로 평가했다. 반면 의약품산업의 발전 저해요인으로는 약가 규제(43.3%)를 가장 먼저 꼽았다.

MB 정부 시절 복제의약품 약가 20% 일률 인하를 시작으로 다방면으로 진행된 약가 규제 정책에 대한 반감을 드러낸 것이다. 복제의약품 약가 인하가 결국 신약개발 촉진의 동기가 됐다는 정부의 인식과는 괴리감이 컸다. 이어 열악한 정부 R&D 지원(20%), 복잡한 허가 규제(10%) 등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국내 의약품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업의 노력을 묻는 질문에는 R&D 투자확대가 55.2%로 가장 많았다. 투명한 영업관행(13.8%), 기업의 연구협력 활성화(10.3%), M&A 활성화(6.9%)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많은 CEO는 의약품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대형 바이오제약사의 탄생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고 조만간 M&A가 가시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바이오제약 회사간 M&A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3~5년내 가능하다는 응답이 40%로 가장 많았고 1~2년내와 6~10년내 가능성이 각각 16%로 다음을 차지했다. 가능성이 없다는 응답은 20%였다.

이경호 제약협회장은 "인위적으로 제약산업을 구조조정 할 수 없지만 기업들이 협력해야 윈윈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어 앞으로 5~6년이 지나면 활발하게 M&A가 진행 될 것"이라면서 "시너지를 위한 기술 M&A의 경우 당장도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 설문조사 참여 CEO 명단

녹십자, 녹십자셀, 대원제약, 동국제약, 동아ST, 메디포스트, 보령제약, 부광약품, 삼진제약, 셀트리온, 씨티씨바이오, 안국약품, 오리엔트, 유한양행, 인트론바이오, 일동제약, 일양약품, 제일약품, 조아제약, 종근당, 한미약품, CJ헬스케어, JW홀딩스, LG생명과학, SK케미칼(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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