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팡팡] ‘페트병 에어컨’ 착한 발명 이야기
한여름 온도가 45도까지 육박하는 방글라데시.그러나 극심한 가난에다 전기사정마저 열악하니 할 수 있는 건 그저 견디는 수 밖에 없죠.
이들을 위해 사회적 기업 '그라민 인텔 소셜 비즈니스'가 광고회사 '그레이 다카'와 손을 잡고 기발한 발명을 해냅니다.바로 전기가 필요 없는 에어컨, '에코 쿨러'입니다.필요한 것은 오직 판자와 페트병. 판자에 구멍을 내 반으로 자른 페트병을 끼우고 창문에 부착하면 됩니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이 발명품의 효과는 제법입니다.살랑살랑 시원한 바람이 집안으로 불어오고요. 실내 온도는 최소 5도가 뚝 떨어졌습니다.
에코쿨러는 '공기가 좁은 곳을 통과할 때 기온이 낮아지는 원리'를 이용한 것입니다.우리가 입을 크게 벌리고 숨을 뱉으면 뜨거운 공기가, 작게 벌리고 뱉으면 차가운 공기가 느껴지는 것처럼요. 바깥의 뜨거운 공기가 페트병의 좁은 입구를 지나면서 기온이 내려가는 것이죠.
에코쿨러는 올 초까지 방글라데시 2만5000여 가구에 설치됐습니다.사람들은 난생처음 여름이 견딜만해졌죠.
아주 작고 간단하지만 소외된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착한 발명'이는 '적정기술'이라고 불리는 것인데요.적정기술: 낙후된 지역이나 소외된 계층을 배려해 첨단 기술보다 지역 여건에 맞게 만들어낸 기술.
항아리 속에 흙을 채우고 작은 항아리를 넣어 만드는 천연냉장고 '팟 인 팟 쿨러'도 그 중 하나입니다.흙에 냉수를 부어 촉촉하게 만들어 주기만 하면 식재료를 오래도록 신선하게 유지해주죠.
빛 한 점 없던 빈민가를 밝힌 '리터 오브 라이트'도 있습니다.지붕에 구멍을 뚫어 물과 표백제를 넣은 페트병을 꽂기만 하면 태양 빛이 퍼져 어두운 집을 환하게 밝히죠.
'라이프 스트로우'는 낙후된 지역의 가장 큰 고민인 '물'을 위한 착한 발명입니다.휴대용 정수 빨대를 이용해 더러운 물을 빨아들이면 필터 기능이 박테리아, 기생충 등을 99.9% 박멸합니다.
'Q 드럼' 역시 물과 관련된 적정기술입니다.몇km를 걸어 무거운 물을 길어와야만 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든 'Q 드럼'은 50ℓ의 물이 담긴 물통을 손쉽게 굴려 운반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죠.
어렵거나 대단해 보이진 않지만 오늘도 누군가의 행복한 하루를 만들어주는 착한 발명.진정한 기술과 과학이란 바로 이런 것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