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로스 “블랙프라이데이 올 것”…옐런 “세계와 미국 경제에 악영향”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을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제 사회가 영국의 EU 잔류를 강력하게 촉구하며 총력전에 나섰다.
전설적인 헤지펀드 매니저 조지 소로스에 이어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도 영국의 EU 탈퇴인 ‘브렉시트(Brexit)’ 저지에 나섰다. 옐런 의장은 21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브렉시트가 세계와 미국 경제, 금융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도 높게 경고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그는 “브렉시트가 세계 경제 전망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미국 경제전망과 금융시장 여건에도 불확실성을 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옐런은 “브렉시트 영향에 대해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고 확실한 내용이 없다”며 “영국에서 발생하는 관련 동향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옐런은 브렉시트와 수출 중심에서 소비 주도형으로 전환하는 과정 중에 어려움에 처한 중국, 미국 고용시장 감속과 저성장 장기화 등을 이유로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신중한 자세를 거듭 피력했다.
앞서 소로스도 전날 영국 일간 가디언에 기고한 글에서 “23일 영국 국민투표가 브렉시트로 결론이 나면 그 다음 날 블랙 프라이데이가 올 수 있다”며 “미국 달러화 대비 영국 파운드화 가치가 최대 20% 이상 폭락하는 등 1992년보다 더한 혼란이 일어날 것이며 영국 유권자들은 이전보다 가난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1992년은 바로 소로스가 주동이 된 헤지펀드들이 영국 파운드화를 공격해 경제를 추락시켰던 바로 그 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견했던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이날 트위터에 “브렉시트는 영국 경제는 물론 영국인의 고용과 복지에 심각한 피해를 입힐 것”이라며 “영국은 EU 안에 있는 것이 훨씬 낫다”는 트윗을 남겼다.
해리포터 시리즈의 작가인 조앤 롤링은 “브렉시트를 주장하는 자들은 인종차별주의자”라며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는 것은 이기적이고 자신 없는 개인주의로 후퇴하는 것”이라고 거침없이 비판을 퍼부었다. 그는 “브렉시트 찬성 진영이 마치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선동처럼 공포를 조장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탈리아의 조르지오 아르마니와 영국의 비비안 웨스트우드 등 패션계 거장들도 브렉시트가 영국은 물론 EU의 문화산업을 파괴할 것이라며 잔류를 간곡히 호소했다.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최신호 표지에 영국 국기와 함께 “영국이여 제발 떠나지 말라”고 간청하는 문구를 달았다.
영국 국민투표를 앞두고 실시된 최신 여론조사 결과가 서로 다르게 나오는 등 현재로서는 결과를 섣불리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서베이션이 이날 발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5%는 EU 잔류를, 44%는 탈퇴를 각각 지지했다. EU 잔류 의견이 우세했으나 탈퇴 여론도 직전 조사보다 2%포인트 높아졌다. 유고브 조사는 브렉시트 찬성 의견이 2%포인트 높았다. 반대로 ORB 조사는 EU 잔류가 53%로, 브렉시트 찬성 46%를 웃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