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최저임금 인상폭 격차 4000원…7월초 타결 전망

입력 2016-06-28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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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1만원’ vs 경영계 ‘동결’ 첫 요구안 제시…월급 표기ㆍ업종별 차등 지급 부결

노동계와 경영계의 첫 요구안이 나오면서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폭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됐다.

하지만 양측의 시간당 최저임금 격차가 무려 4000원에 달하는 데다 협상 법정시한을 단 하루 남겨두고 첫 인상안이 나와 최종 협상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특히 올해도 시한 내 합의 불가능해 7월 중순이 임박해서야 타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6차 전원회의에서 노사는 2017년 적용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을 제출했다. 노동계가 올해 6030원인 최저임금 시급을 1만원까지 인상하자는 안을 내놓은 반면, 경영계는 6030원 동결을 주장했다.

노동계는 미국, 영국, 일본, 러시아 등 세계 각 국이 잇따라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만큼, 우리나라도 적극적으로 최저임금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영계는 조선업 구조조정과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어려운 경영난을 감안해 최저임금 인상을 자제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올해 고용부 장관의 최저임금 심의 요청을 받은 날(3월30일)로부터 90일 이내인 이날(6월28일)까지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안을 심의, 의결해야 한다.

하지만 최저임금 제도 개선과 내년도 인상폭을 둘러싸고 노동계와 경영계의 의견 대립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어 사실상 법정 처리기한 내 타결이 불가능해졌다. 올해도 최저임금 협상도 7월 중순이 임박해서야 타결될 전망이다.

지난해 최저임금도 12차례 회의 끝에 7월9일에야 타결됐다. 고용부 장관 고시일(8월5일)의 20일 전까지 합의안을 도출하면 최저임금은 법적 효력을 갖는다.

전날까지 6차례 이어진 최저임금 협상에서 ‘최저임금 월급 고시’와 ‘업종별 차등화’를 둘러싼 격론도 극심했다. 1988년 최저임금제 도입 이후 지난해까지 최저임금은 시급으로 결정돼 고시됐는데 지난해 최저임금 협상에서 노동계가 최저임금의 시급ㆍ월급 병기를 주장해 이를 관철시켰다.

노동계는‘유휴수당’을 제대로 못 받거나, 실제 근로시간을 인정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많다는 이유로 내년도 최저임금을 월급으로 고시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최저임금을 월 209시간 기준의 월급으로 계산할 때는 주 40시간이 아닌 주 48시간 임금이 적용된다. 하지만 하루 8시간씩 5일 근무하면, 하루치(8시간) 임금이 ‘유급 휴일수당’(유휴수당)으로 주어진다.

현실에서는 PC방, 호프집, 편의점 등에서 일하는 많은 노동자가 유휴수당을 받지 못한다. 유휴수당이 적용되는 월급으로 최저임금을 명시해, 이들이 유휴수당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노동계는 주장한다.

경영계는 월급 병기 주장은 현실을 무시한 처사라며, 오히려 최저임금 차등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ㆍ미용업, PC방, 편의점, 주유소, 택시, 경비업 근로자들이 실제 근로시간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해당 업종의 고유한 특성상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차라리 현실을 인정해 이들 업종의 최저임금을 차별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결국 이견을 좁히지 못한 최저임금위원회는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중재안을 표결에 부쳤다. 표결 끝에 내년도 최저임금은 시급으로 정하되 월급을 함께 표기해 고시하기로 했다. 업종별로는 사업의 종류에 상관 없이 모든 업종에 동일한 최저임금을 적용하기로 했다. 그동안 최저임금위원회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던 ‘최저임금 월급 표기’와 ‘업종별 차등 지급안’이 모두 무산된 것이다.

다음 회의는 법정심의 마지막 날인 이날 오후 3시에 정부세종청사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노사는 각각 최초요구안 제안이유를 설명하고 법정시한 내 타결을 목표로 최저임금 수준에 관한 집중심의를 진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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