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올림픽 D-30] 몬트리올, 올림픽 빚 30년만에 청산...올림픽 경제효과의 허와 실

입력 2016-07-07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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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찾다 쪽박

‘2016 리우 올림픽’ 개최를 앞둔 브라질에서는 손님맞이 준비가 한창인 가운데 브라질을 바라보는 나라 안팎의 시선은 기대보다 우려가 더 크다. 가뜩이나 여러 악재에 직면한 브라질 경제가 ‘올림픽 특수’가 아니라 ‘올림픽 저주’에 빠질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기 때문이다.

과거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국제 스포츠 행사 유치는 ‘로또 당첨’으로 여겨졌다. 국제 행사 개최가 해당 국가와 도시의 번영으로 이어질 것이란 통념 때문이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나 국제축구연맹(FIFA)도 인프라 건설과 이로 인한 투자 활성화, 국가 이미지 개선, 관광산업 활성화, 애국심 고취 등을 개최국의 이점으로 들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기대와 달리 역대 올림픽 개최지 중에는 경제 특수를 누린 곳보다 오히려 막대한 재정 부담만 떠안게 된 국가가 더 많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국제 스포츠 행사 개최는 무조건 ‘노(NO)’라고 외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옥스퍼드대 사이드 경영대학원의 앨리슨 스튜어드 박사는 “올림픽 개최는 결혼식과 같아 쓴 돈만큼 돌려받기 어렵다”고 비유했다. 스튜어드 박사는 1960년 이후 개최된 올림픽의 경제 효과를 연구한 결과, 어떤 개최국도 긍정적인 경제 효과를 누렸다고 말할 수 있는 증거가 없다고도 했다.

실제로 ‘2012 런던 올림픽’을 개최한 영국도 올림픽의 저주를 받은 국가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는다. 영국은 런던 올림픽 이전에도 1908년과 1948년 두 번의 개최 경험이 있었다. 그만큼 개최 노하우는 갖췄고 다른 국가에 비해 인프라에 대한 부담도 적었다. 적자만은 피하겠다는 각오로 상당수의 올림픽 경기장을 가건물 형태로 지었다. 특히 개회식 당시 8만 석이었던 주경기장 규모를 2만5000석으로 변경하도록 했고, 쓰레기 매립장에 경기장을 건설하거나 기존 컨벤션 센터를 개조해 경기장으로 이용하는 등 비용 절감에 총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영국은 당초 예산을 훌쩍 넘는 비용을 부담해야만 했다. 런던이 개최지로 선정되던 2005년, 영국이 잡은 개최 예상 비용은 37억 달러(약 4조 원)였지만 실제로 부담했던 비용은 150억 달러에 달했다. 반면 개최 이듬해인 2013년 영국 정부와 런던 시가 집계한 1년간의 올림픽 경제효과는 127억 달러(99억 파운드)에 그쳤다. 결국 남는 장사는 아니었던 것이다.

동계 올림픽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2014 소치 올림픽’에 510억 달러를 투입한 러시아는 투자비 대부분이 고스란히 적자로 남게 됐다. CNN머니는 ‘2004 아테네 올림픽’과 ‘1998 나가노 올림픽’도 예산을 초과하며 빚더미에 올라앉게 된 사례라고 지적했다. 특히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은 역대 올림픽 중 최악의 사례로 꼽힌다. 당시 몬트리올 시장이었던 장 드라포는 “올림픽이 적자를 볼 수 없다는 것은 남자가 임신할 수 없다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흑자 올림픽을 자신했다. 하지만 몬트리올은 올림픽 이후 15억 달러라는 부채를 떠안게 됐고 2006년에야 빚을 청산했다. 빚 청산에 무려 30년이 걸린 셈이다. 이들 도시에 지어진 대부분의 올림픽 관련 시설이 흉물로 방치되거나 막대한 유지 비용이 투입되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국제 스포츠 행사의 경제적 부담에 대한 인식이 커지면서 언제부터인지 선진국들은 국제 스포츠 행사에서 발을 빼는 모습이다. 실제로 2020년 동계 올림픽의 유력한 개최 후보지로 노르웨이 오슬로와 스웨덴의 스톡홀름, 독일의 뮌헨, 스위스 다보스 등이 거론됐으나 이들 국가는 모두 자국민의 반대로 유치 신청을 철회했다. 2022년 동계 올림픽은 중국에서 개최된다. 경제적 부담에 개최를 꺼리는 나라가 늘어나자 IOC도 일부 종목을 공동 개최하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선진국도 손사래를 치는 국제 행사를 2년 새 두 차례나 치르는 브라질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경제는 기록적인 경기 침체에 빠졌지만 브라질 정부는 이미 인프라 투자에만 71억 달러를 지출했다. 원자재 가격 폭락 등으로 지난해 마이너스(-)3%대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브라질 재정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규모다. 가뜩이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대회 당시 국가대표의 충격의 16강 탈락으로 ‘남의 집 잔치’에 앞마당을 내줬던 데다 미미한 월드컵 경제 효과를 경험한 터라 올림픽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은 매우 낮은 상황이다. 여기에 지카 바이러스 문제와 정치적 불안 등 여러 악재가 겹친 상황이다. 만약 개최되는 올림픽이 대규모 적자만 남기는 행사로 끝나게 되면 브라질의 정치·경제 문제는 더 곪을 수밖에 없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5월 “리우 올림픽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인프라 구축 등에 그칠 것”이며 “관광 산업 호황을 통한 경제 회복은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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