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세계 낸드플래시(NAND Flash) 부문에서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 세계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12일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16년 1분기 낸드플래시 부문에서만 26억1500만 달러(약 3조 원)의 매출을 올려 전 분기(25억3600만 달러) 대비 3.1%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낸드플래시 시장 성장률(1.6%)의 2배 수준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말 42.0%에서 올해 1분기 42.6%로 0.6%포인트 상승했다. 도시바(28.0%)가 점유율을 전 분기(24.0%)보다 4.0%포인트 상승했지만, 삼성이 여전히 14%포인트 이상의 압도적 격차로 절대 우위를 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02년 이후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14년 연속 점유율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점유율 3위는 마이크론(미국)으로 18.8%, 4위는 SK하이닉스로 10.6%를 각각 차지했다.
낸드플래시란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저장되는 메모리 반도체로 D램보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D램 비중을 점차 줄이고 낸드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낸드플래시가 응용되는 대표 제품인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는 노트북 컴퓨터 탑재 비중이 30%를 넘어서 시장의 대세가 됐다. 서버에서도 SSD 사용이 늘어나는 등 낸드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 특히 삼성전자의 기술력이 돋보이는 V낸드 기술은 평면 위에 회로를 넣는 대신 3차원 수직구조로 회로를 쌓아올려 집적도를 높인 낸드플래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48단 3D낸드 양산에 성공해 경쟁 업체들과 기술 격차를 벌리고 있다. 올 초 15.36테라의 최대 용량 서버용 SSD를 선보인 데 이어 최근 100원짜리 동전 크기보다 작은 512GB SSD를 출시하는 등 연달아 SSD 신제품을 출시하며 시장 선도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48단 적층 공정 등에서 확고한 기술력의 우위를 점하고 있어 당분간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독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도시바를 비롯한 경쟁업체들의 추격도 매섭다. 도시바는 자사 제조 낸드플래시의 40% 이상을 TLC(트리플레벨셀)로 구성해 적층 기술력을 강화했다. 48단 3D 낸드플래시도 시험 생산 중이다. 여기에 중국 반도체 기업들도 낸드플래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의 국영 반도체기업 XMC는 후베이성 우한(武漢)에 낸드플래시 중심의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하고 최근 27조 원대 투자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