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차량용 에어컨과 공기청정기에 쓰인 옥틸이소티아졸론(OIT) 함유 항균필터의 위해도가 높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환경부는 26일 OIT 함유량이 높은 공기청정기 필터 4종과 차량용 필터 3종을 선정해 초기 위해성 평가를 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90일 반복흡입독성실험에 의한 무영향관찰농도가 가습기살균제에 쓰인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 흡입독성에 비해 낮은 수준이었다. OIT는 EU 분류기준으로 피부 부식성ㆍ과민성 물질이며, 미국에서는 면역독성물질로 분류한다.
환경부는 대형 체임버(26㎥) 내 공기청정기 2대를 설치하고, 최대 풍량으로 5일간 가동해 OIT 방출 실험을 했다. 차량용 에어컨은 중형 자동차(1600cc)내 에어컨 필터를 장착한 후 최대 풍량으로 8시간 가동했다.
환경부 분석 결과 필터내 OIT 함량 변화는 크게 나타났지만, 체임버 및 차량내 OIT의 농도는 낮았다.
공기청정기 필터는 25∼46%, 차량용 에어컨 필터는 26∼76%까지 OIT가 각각 줄었지만, 체임버 내 OIT 농도는 0.0004∼0.0011mg/㎥, 자동차 내 OIT 농도는 정량한계 이하로 분석됐다. 공기청정기와 차량의 정량한계는 각각 0.0001∼0.0004mg/㎥, 0.0012~0.0047mg/㎥다.
최악의 조건에서 필터 내 OIT 함량 저감 결과를 이용한 초기 위해성 평가는 일부 위해 우려가 있었지만, 챔버 및 자동차 내 공기 중 OIT 농도를 적용한 초기 위해성 평가 결과는 위해 정도가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이는 OIT가 물리ㆍ화학적 특성상 공기 중 잔류시간이 짧아 방출 후 소멸ㆍ분해되기 때문으로 환경부는 추정됐다. 체임버 및 자동차 내 환기도 OIT 농도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분석했다.
홍정섭 환경부 화학물질정책과장은 "OIT가 유럽연합(EU) 분류기준에는 피부 과민성 물질로 돼 있지만 고농도로 노출될 경우에만 해당된다"며 "공기청정기를 제일 강한 바람으로 5일간 24시간 가동하는 등 가혹한 조건에서도 위해도가 우려되는 수준으로 평가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공기청정기나 차량용에어컨 사용시 자주 창문을 열어 환기시키고, 강한 바람보다는 낮은 온도에서 약한 바람세기로 사용하면 인체 위해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환경부 입장이다.
양지연 연세대 환경공해연구소 교수는 "OIT 물질 자체는 생각보다 휘발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제품을 만들 때 부착 기능 없이 만들어 공기 중으로 날라가게 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양 교수는 "항균필터가 장착된 제품을 쓰게되면 사용 초기 OIT가 대부분 방출되고, 나머지는 공기 중에서 자연스럽게 없어진다"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향후 전문가의 심도 있는 위해성 평가로 안정성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도 환경부는 OIT 함유 항균필터를 교체하기 전까지 소비자 행동 요령도 소개했다. 차량 에어컨 이용 시 자주 창문을 열어 외부 공기와 환기를 하고, 특히 신규 제품 사용 초기에는 가능한 한 자주 환기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또 '강한 바람' 세기보다는 낮은 온도에서 '약한 바람' 세기로 틀고, 기기 바로 앞에 얼굴 가까이에서 작동하는 것을 피하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