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보는 경제 톡] 삼성ㆍ코카콜라 없었으면 ‘리우 올림픽’ 못 치렀다?

입력 2016-07-28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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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아흐레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지카(Zica) 바이러스 공포와 불안한 치안 탓에 선수들 불참 선언이 잇따르고 있지만, 남미에서 열리는 첫 축제에 전 세계인의 열기는 점점 더 달아오르고 있죠.

브라질 국민 10명 중 6명 “올림픽, 경제에 득(得)보다 실(失)”

그런데 정작 브라질 국민 표정은 씁씁합니다. 선생님 손에 이끌려 억지로 학예회 무대에 오른 어린아이처럼 말이죠. 브라질 여론조사업체 이보페(Ibope)가 얼마 전 국민 200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봤는데요. 1200명(60%)의 사람들이 ‘올림픽은 경제에 독(毒)이 될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브라질 이미지가 훼손될까 봐 걱정하고 있다 하네요. 집안 사정을 동네방네 알리고 싶지 않다는 거죠.

사실 브라질리안의 심장은 삼바 열기로 가득 차 있지만, 그들의 호주머니는 찬바람이 쌩쌩 붑니다. 돈이 없거든요. 브라질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3.8%를 기록했는데요. 26년 만에 최저치입니다. 2년 연속 마이너스를 보인 것도 1930년 대공황 이래 처음이죠. 그런데도 물가는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전형적인 스태그플레이션입니다. ‘마르지 않는 샘물’ 원자재가 있지 않으냐고요? 미국 금리인상 우려감에 요즘 파리 날리고 있습니다.

“돈도 없다면서…. 브라질은 어떻게 올림픽을 준비한 거야?”

이쯤되니 이런 궁금증이 생깁니다. 먹고살 돈도 빠듯한데, 브라질 정부는 그 많은 돈을 어디서 마련했을까요?

올림픽 수익원천은 크게 △TV 송출권을 넘겨주는 ‘방송 권리(Broadcast rights)’ 74% △스폰서십 계약을 맺는 ‘TOP 프로그램’ 권리 14% △게임 등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는 ‘기타권리(Other rights)’ 4% △발권과 같은 ‘기타수익(Other revenue)’ 4% 등으로 나뉘는데요. 개최준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게 바로 올림픽 마케팅 프로그램, ‘TOP(The Olympic Partrner)’입니다.

(출처= 블룸버그ㆍ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

198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올림픽은 소위 ‘잘 나가는 나라’만 열 수 있는 특권이었습니다. 축제를 열어 수익을 낸다 해도, 그 판을 까는 데까지는 많은 돈이 필요했으니까요. 송출권을 파는 데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국제 올림픽위원회(IOC)는 1984년 ‘TOP’ 프로그램을 마련했습니다. 전 세계 기업들과 후원계약을 맺고, 그 수익금을 IOC와 조직위원회(OCOG)가 나눠갖는거죠. 번 돈은 그다음 올림픽에 또 쓰고요. 1984년 치러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이 TOP의 첫 시험무대였는데요. 재정흑자를 거뒀습니다.

이번 리우 올림픽 TOP에 참여한 기업은 11곳입니다. 삼성을 비롯해 △GE △P&G △다우 △맥도날드 △브리지스톤 △비자카드 △아토스 △오메가 △코카콜라 △파나소닉 등이죠. 올림픽 마케팅에 대한 독점적 지위가 주어지는 만큼, 이들이 내는 후원금 규모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스폰서십 규모만 1조2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실제 마케팅을 위해 투자한 금액까지 더하면 3조원 가까이 될 거라고 합니다.

▲올림픽 수익 원천과 분배(출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올림픽은 성공하는 것보다 노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근대올림픽 창시자 피에르 드 쿠베르탱(Pierre de Coubertin)의 말입니다. 브라질은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지난 4년간 힘겹게 리우 올림픽을 준비했습니다. 경기장 곳곳에 브라질리안의 땀이 녹아있죠. 성공 가능성을 따지기 전에 그들의 노력만큼은 인정해줘야 하지 않을까요? 그게 올림픽 정신이니까요. ‘새로운 세상(New World, 리우 올림픽 슬로건)’을 보여줄 브라질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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