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의 최대 가해 업체 옥시의 신현우(68) 전 대표가 법정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8부(재판장 최창영 부장판사)는 1일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신 전 대표 등 7명에 대한 1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신 전 대표 측 변호인은 이날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한다고 밝혔다. 또 신 전 대표가 가습기 살균제 출시 당시 유해성을 어느 정도로 인식하고 있었는지 입증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신 전 대표 측은 "과학적 실험 증거에 대해서는 실제로 관여한 분들이 나와 설명하는 심리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반면 '아이에게도 안심' 등의 허위 표시를 한 혐의(표시광고법 위반)로만 기소된 옥시 법인 측은 "공소사실을 다투지 않는다. 모든 혐의를 인정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날 검찰이 신청한 존 리 전 옥시 대표 등 18명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18명은 가습기 원료 공급에 관여했거나 연구실 제조에 관련된 책임자, 마케팅·판매를 담당한 관계자 등이다. 재판부 계획에 따르면 9월에는 주로 검찰 측 증인신문이 이뤄진다. 이후 10월께는 피고인 측 증인들이 출석해 유·무죄 여부와 양형을 다툴 예정이다.
한편 피해자 유족들은 신 전 대표등의 엄벌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 기일은 2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신 전 대표 등은 2000년 10월 안전성 검사를 하지 않고 독성 화학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 함유된 '옥시싹싹 뉴 가습기 당번'을 제조·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제품 용기 겉면에 '인체에 무해하다'고 허위 표기한 혐의도 적용됐다. 정부 집계에 따르면 옥시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사상자는 177명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