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동영상 통화 응용프로그램(이하 앱) ‘구글 듀오(Google Duo)’를 출시하며 애플 페이스타임에 도전장을 던졌다.
구글은 16일(현지시간) 전화가 걸려올 때 전화를 건 사람의 모습을 미리 보여주는 앱 ‘구글 듀오’를 출시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애플의 페이스타임이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 장치간 비디오 통화만 지원하는 것과 달리, 구글 듀오는 구글 자체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는 물론 애플 OS인 iOS도 지원한다. 듀오 사용자는 스마트폰으로 어느 누구하고나 동영상 통화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이 앱은 지난 5월 열린 구글의 연례 개발자회의에서 예고됐었다. 안드로이드 버전은 16일부터 서비스되며, iOS 버전도 조만간 서비스된다.
우선 해당 앱을 다운로드 하면 먼저 전화번호를 등록, 그런 다음 확인용 PIN 코드가 발송되고, 이것을 입력하면 사용할 수 있다. 동영상 통화를 할 때는 연락처 목록에서 선택해 ‘영상 통화’만 누르면 된다. 참고로 듀오는 ‘노크 노크’ 기능이 있어 필요에 따라 내 모습을 상대방에게 바로 보여줄 지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닉 폭스 구글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앱 책임자는 “우리는 자연스러운 통화를 더 자주하게 함으로써 듀오가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의 주요 영상통화 앱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글 듀오의 앞날에 대해선 그다지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크리에이티브 스트래티지스의 캐롤리나 애널리스트는 “사용자들이 쉽게 구글로 넘어올 것 같지 않다. 그들은 천천히 오고 있다”며 “안드로이드 세계 사람들은 이미 다른 것들을 찾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구글 듀오는 유사 앱인 애플의 페이스타임은 물론 마이크로소프트(MS)의 스카이프와 페이스북 메신저, 스냅챗 같은 동영상 통화 기능을 갖춘 채팅 앱과도 경쟁해야 한다. 이런 채팅 앱들은 챗 기능을 우선으로, 부수적으로 동영상 통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는데, 사용자들은 이미 이런 기능에 익숙하다. 듀오의 경우는 문자 메시징이나 그룹챗 기능이 없고, 모바일로만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태블릿이나 노트북을 사용하는 사람에겐 무용지물, 기존 구글의 메시징 및 영상통화 앱인 ‘행아웃’이나 페이스타임 둘 중 한 가지 아니면 둘 다를 유지해야 한다.
그나마 기대되는 건 애플의 페이스타임이 iOS만 지원하는 것과 달리 구글 듀오는 모든 스마트폰을 지원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폭스는 “우리는 이걸로 돈을 벌 생각은 없다. 이것은 사람들의 경험을 구축하는 데에 있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향후 인공지능(AI) 인스턴트 메신저인 알로(Allo)에 듀오 기능을 통합한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