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는 듯 했던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면서 삼성전자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12일 오후 1시 8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1만5000원(-7.30) 떨어진 146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개장과 함께 급락세를 보인 삼성전자는 장중 하락폭을 키워가며 한 때 145만60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는 ‘브렉시트’ 직후인 지난 7월 1일의 주가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같은 시간 삼성전자 우전주는 전날보다 9만900원(-7.78%) 떨어진 117만2000원에 거래중이다.
이날 주가가 폭락한 것은 수그러들 조짐을 보이는 듯 했던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가 지난 주말을 기해 새로운 국면으로 반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 시장에서 갤럭시노트7 배터리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화재들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가에서 잇따라 사용중단 권고를 제기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한국, 미국 등 10개국의 '갤럭시노트7' 사용자에게 사용을 중단해 달라고 10일 권고했다. ‘별 조치를 취하지 않겠다’던 한국 국토교통부도 기존 입장을 번복하고 항공기 내에서 갤럭시노트7를 사용하지 말 것, 갤럭시노트7을 위탁수하물로 부치지 말 것 등을 권고했다.
각국 항공사들도 즉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미국 유나이티드항공과 알래스카에어라인, 홍콩 캐세이퍼시픽항공, 홍콩에어라인, 드래곤에어, 태국 타이항공, 싱가포르항공, 호주 콴타스항공, 젯스타, 버진오스트레일리아, 대만 중화항공, 트랜스아시아항공, 타이거에어, 북유럽의 스칸디나비아항공 등이 항공기 안에서 갤럭시노트7의 사용이나 충전을 금지하고 있다.
삼성증권 황민성 연구원은 “세계 정부기관들이 노트7 사용 중지를 권고하며 상황이 리콜 발표 시점보다 더 복잡하고 커진 것처럼 보이고 있다”며 이는 “연내 소비자 판매가 리콜 발표 이후 추정한 900만대보다 하락할 수 있는 리스크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실적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번 리콜 사태에 대해 “현금비용이 1조~1조5000억원 소요될 것”이라며 “갤럭시노트7 리콜로 삼성전자 IT·모바일(IM) 사업부의 수익성 개선 추세가 앞으로 1~2분기 동안 되돌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무디스는 “소비자 신뢰를 다시 얻기 위해 마케팅 비용을 늘려야 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여기에 그간 삼성전자이 상승세를 이끌었던 외국인 유동성 환경도 지난 주 악화됐다. 지수 고점에 대한 부담과 추석연휴 증시 공백 우려가 팽배했던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의 경기부양채에 대한 시장의 실망감과 북한의 핵실험은 외국인이 차익실현에 나설 만한 요인이 됐다. 국내 증시 자체에서 돈이 빠지자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하락이 가속화된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