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5조’ 상장하면 재무구조 개선… 이달 개점 ‘두타면세점’ 안정화 주력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인 두산이 올해로 창립 120주년을 맞았다. 두산은 면포를 취급하던 조그마한 상점에서 발전소와 플랜트, 건설기계 등 대형 사업을 아우르는 연 매출 19조원의 대형 그룹사로 성장을 거듭했다.
그러나 최근 2년간 두산은 경영, 재무, 신용도 등 그룹 전반에서 대대적인 변화의 시기를 맞았다. 지난해 4조 원이 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유동성 위기설까지 나돌았다. 지난 2000년대 후반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건설 시장 붕괴와 중국에서의 중공업 사업 부진 등이 두산을 어두운 터널로 몰고간 탓이다.
이후 전 계열사의 뼈를 깎는 구조조정은 두산을 더욱 성숙하게 만들었다. 올해 들어선 상반기에만 1조 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내는 등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세계적 저성장 기조에 맞춰 해외 과잉설비 정리를 포함한 자회사 구조조정을 한발 앞서 실행해 올 상반기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것이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지난 8월 사내 포털에 올린 창립 120주년 기념사에서 “모든 직원의 노력 덕분에 올 상반기 기대에 부응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한층 단단해진 재무구조 기반을 마련했으니, 영업성과를 높이는 데 주력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자회사 두산밥캣이 코스피시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면서 길었던 경영정상화의 마지막 관문만을 남기게 된 것은 고무적이다. 밥캣은 기업공개(IPO)를 통해 최대 2조4500억원을 공모한다. 2010년 5월 상장한 삼성생명(4조8881억원)에 이어 사상 두 번째 규모다. 공모가 범위를 바탕으로 추산되는 밥캣의 상장 후 시가총액은 최대 5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은 뱁캣 상장으로 지난 2년간 진행한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마무리 짓고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밥캣 상장이 마무리되면 지난해 말 기준 11조원 규모였던 두산그룹의 차입금은 연말까지 8조원대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이자보상배율도 2배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 두산은 연료전지와 면세점 등 신규사업의 조기 정착에도 힘을 쏟고 있다. 2014년 시작한 ㈜두산 연료전지사업은 사업 첫해라고 할 수 있는 지난해 국내와 미국 시장을 공략해 매출 1680억원과 영업이익 55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매출 4080억원과 영업이익 400억원이 목표다.
한편 지난 5월에 문을 연 두타면세점은 초기 안정화에 주력하고 있다. 두산면세점 전면 개점 시점인 올 10월부터는 일정 부문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0월 전면 개점 예정인 면세점은 하루 매출을 5억원대까지 끌어 올리며 손실을 축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