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파업사태가 또다시 안갯속에 접어들었다. 어렵사리 타결된 노사의 2차 임금 협상안에 대해 현장노동조직원들이 일제히 반발에 나선 것이다. 오는 14일 열리는 조합원 투표에서 ‘반대’가 더 많을 경우 ‘현대차 사태’는 파국으로 접어들게 된다.
‘소통과 연대’라는 현대차 노동조직은 13일 성명서를 내고 “투쟁구호만 요란했던 올해 임금협상은 빈 깡통만 남았다”며 “역대 최다 파업에 돌아온 건 역대 최대 임금손실뿐”이라고 주장했다.
‘현민투(현장중심 민주노동자 투쟁위원회)’ 역시 “1차 합의 내용과 다를 바 없어 조합원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며 “그동안 전면파업을 비롯해 투쟁을 펼쳤는데 결과가 형편없다”고 말했다.
‘들불’과 ‘현장노동자’ 도 비슷한 내용의 자료를 내고 “교섭 전략도, 투쟁전술도 모두 허술했다”며 노조가 끌어낸 협상안에 대해 정면 반박했다.
전일 현대차 노사는 8시간 가까운 마라톤 회의를 열고 △기본급 7만2000원 인상 △성과급 및 격려금 350%+330만 원 △재래시장 상품권 50만 원 △주식 10주 지급 등 2차 임금협상안에 대해 잠정 합의했다.
하지만 이처럼 현장노동조직원들이 이견을 보이면서 14일 열리는 조합원 찬반투표의 부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8월 24일 열린 1차 조합원 투표 때도 78%가 반대해 부결된 바 있다.
만약 이번에도 협상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노사는 또다시 3차 협상안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정부가 긴급조정권 발동을 경고한 상황에서 회사 측도 “올해 경영환경을 고려해 최대한 배려한 것”이라고 완강히 버티고 있어 상황은 녹록지 않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달 30일까지 벌인 노조 파업으로 생산차질 누계가 14만2000여 대ㆍ3조1000여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파업손실이 3조 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