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잔고금액 2092억원…갤노트7 사고 때보다도 늘어
삼성전자 주가가 갤럭시노트7 사태 이후 점진적으로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공매도 규모는 되레 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1일 현재 삼성전자에 대한 공매도 잔고금액은 2093억5700만원, 잔고수량은 13만1754주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6월 말 공매도 공시제도가 시작된 이후 역대 최대치다.
공매도란 주식을 빌려 매도 주문을 내 주가하락시 시세차익을 얻는 투자기법이다.
눈에 띄는 점은 주가가 회복세를 보이는 와중에도 공매도 잔고가 꾸준히 늘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 공매도 잔고규모는 19일 2123억6600만 원(13만687주)에서 20일 2220억7400만 원(13만7083주)을 기록하는 등 최근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갤노트7 파문 영향으로 삼성전자 주가가 8% 이상 급락했던 지난 10일 1573억 원(9만3631주)과 비교해도 수량과 금액 모두 각각 33% 가량 늘어난 것이다. 반면, 갤럭시노트7 발화사고 이후 한때 149만4000원(10월12일 장중)까지 떨어졌던 삼성전자 주가는 27일 현재 157만3000원까지 올랐다.
주가만 보면 위축됐던 투자심리가 회복되는 모양새다. 반면 공매도 규모가 늘었다는 것은 향후 주가하락을 예상한 투자자가 많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갤노트7 파문이 삼성전자에 중장기적으로 영향을 줄 것이라는 시각이 반영되면서 공매도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오른 것은 3분기(7~9월)에 손실을 반영하면서 4분기엔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라며 “반면 공매도 투자자들은 4분기 실적이 여전히 정상적인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결국 차기작인 ‘갤럭시8’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전까지는 이같은 투자심리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