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과 한가족이 되는 현대증권이 통합을 앞두고 희망퇴직에 나선다. 이번 현대증권의 희망퇴직은 사실상 KB투자증권과 통합 작업 막바지에 앞서 선제적인 구조조정 작업으로도 풀이되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현대증권 노동조합은 중앙집행위원회 회의를 열고 희망퇴직 안건 등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회사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사측이 먼저 노조 측에 노사협의회를 개최하자고 제안했고, 이에 대해 오늘 노조 간부들이 집행위원회에서 희망퇴직 등 관련 사안을 논의한다”며 “향후 대의원회의를 통해 희망퇴직 가부를 결정하고, 이후 구체적인 조건 등 세부 사안에 대한 협상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현대증권의 희망퇴직은 앞서 지난 1일 윤경은ㆍ전병조 각자 대표 투톱 체제로 통합 KB증권에 대한 경영진 윤곽이 나온 이후 행해진 첫 행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애초 업계에선 증권업계 경험이 풍부한 전직 증권사 CEO나 KB금융 내부 출신이 초대 통합 증권사 수장으로 선임될 것이란 예상이 거셌다. 그러나 KB금융지주가 통합 초기 두 조직의 물리적, 화학적 결합을 위해 각자 대표체제를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선 현대증권 인수 이후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미세한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사례를 뒤집었다는 점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윤 회장은 지난 4월 현대증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기자들과 만나 “당장 구조조정을 고민하진 않고 있다”며 “하지만 통합 후 조직개편이 필요할 것이고, 미세한 조정이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앞서 최근 희망퇴직을 단행한 NH투자증권에 이어 통합 작업을 앞둔 현대증권까지 희망퇴직에 나서면서 증권업계 희망퇴직 칼바람이 몰아닥칠지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