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 가습기 살균제를 만들어 판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현우(68) 전 옥시레킷벤키저 대표에게 검찰이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8부(재판장 최창영 부장판사)의 심리로 29일 열린 신 전 대표 등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이같이 구형했다. 함께 기소된 존 리(48) 전 대표와 세퓨의 오모(40) 전 대표에게는 각각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신 전 대표 등은 기업 이윤 추구를 위해 허위 표시 광고로 소비자를 기망해 영유아들이 영문도 모른 채 죽어가도록 했고, 부모들을 평생 죄책감 속에서 살게 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검찰은 특히 옥시의 최종 의사결정 책임자인 신 전 대표가 인체 안전성 실험의 필요성을 인식하고도 하지 않은 책임이 크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신 전 대표는 대형 참사의 뿌리이자 근원”이라며 “소비자안전과 경영진에 대한 단죄 필요성까지 고려한다면 그 누구보다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재판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수사과정에서의 진술을 번복하는 등 책임을 부인해 비난가능성이 크다고도 덧붙였다.
신 전 대표 측은 “가습기 살균제 원료 변경 사실을 몰라 흡입독성 실험이 필요한지 알 수 없었다”며 “원료변경계획부터 출시까지 어떤 보고도 받은 적 없다”고 주장했다. 선고기일은 내년 1월 6일이다.
신 전 대표 등은 2000년 10월 안전성 검사를 하지 않고, 독성 화학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 들어간 ‘옥시싹싹 뉴 가습기 당번’을 만들어 판매한 혐의로 기소됐다. 신 전 대표는 제품 용기 겉면에 ‘인체에 무해’, ‘아이에게도 안심’ 등의 허위 광고를 한 혐의도 있다.